- 새누리 "北 대선 개입 중단" vs 북 조평통 "南 정권교체돼야"
[뉴스핌=이영태 기자] 18대 대통령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북한과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북풍(北風)'이 불기 시작했다. 올 대선은 특히 남북 간 긴장관계가 심화된 상태인데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한 상황이라 북풍이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5일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남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는 논평을 낸 것에 대해 "북한의 '남한정권교체' 갈망,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측의 선거개입 시도를 비판했다.
새누리당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이번 대통령선거에 개입해 '정권교체'를 시도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북한 언론기관의 대선 개입 보도를 보면 지난 2007년 대선 때에는 월 평균 52회였지만 이번엔 월 평균 143회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안 대변인은 북측의 선거개입 의도에 대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며 "소수의 김씨 일가를 위해 2000만 북한 주민을 탄압하고 수탈하는 전제정권 체제가 유지되는 데 도움이 되는 후보의 당선이 지금 이 순간 북한이 갈망하는 최선의 대한민국 대선 결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숙한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북한의 협박이나 선동에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며 "다만 우려되는 것은 경거망동하는 소수의 종북세력이다. 대선국면을 남남갈등의 장으로 만들려는 행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이익이 자신들의 이익으로 생각하는 종북세력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제 무의미한 대한민국 대선 개입 기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변인은 전날에도 서울 여의도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측이) 새누리당의 집권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라며 "북한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세력이 정권 잡기를 바라는 갈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광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대변인도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이 북한의 전쟁 위협에 굴복할 만큼 허약한 국가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임을 북한 정권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북한 정권은 '남한 내 제 식구 돕기'를 위한 대선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굶주림에 떨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생계를 비롯한 인권문제부터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조평통은 지난 3일 서기국 보도를 통해 "새누리당은 민족의 재앙거리이고 온갖 불행의 화근"이라며 "남조선 각 계층은 새누리당의 재집권 기도를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평통은 "새누리당이 집권하면 남조선 사회와 북남 관계는 이명박 정권 때와 똑같이 될 뿐 아니라 유신독재의 부활로 초래될 것은 파쇼적 탄압과 전쟁뿐"이라며 "낡은 보수정치를 끝장내고 새 생활, 새 사회, 새 정치를 위한 정권교체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평통은 국내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 "유신 족속들이 정수장학회를 차지하면서 이젠 그 재산을 팔아 새누리당 후보의 대선에 쓰려 한다"며 "새누리당 패거리들이 유신 독재의 부정부패 수단인 정수장학회 문제를 덮으려 온갖 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근혜 후보의 NLL 관련 발언과 기무사령관 출신 허평환 국민행복당 대표의 새누리당 입당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놓치게 되자 '국민대통합'을 '보수대연합'으로 바꾸고 보수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4일 '유신독재 일당의 정수장학회 강탈 진상을 고발한다'는 기사에서 "새누리당이 유신독재의 부정부패 문제를 덮어버리기 위해 오그랑수(속임수)를 쓰고 있다"며 "이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이고 역사를 왜곡하는 철면피 같은 짓"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평통 대변인은 지난 2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도중 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는 새누리당 측 주장에 대해 "괴뢰보수패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문제까지 왜곡·날조해 민심과 여론을 오도해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새누리당 패거리들은 이전 정권에서 북과 NLL을 논의했다는 그 무슨 대화록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 이것은 곧 북남선언에 대한 전면부정이고 그것을 뒤집어엎기 위한 가소로운 술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6월 지방 선거 때 천안함 사건을 조작하고,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와 올 4월 국회의원 선거 때도 북남관계를 고의로 긴장시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며 "선거 때마다 북풍 소동을 일으키는 것은 괴뢰보수패당의 상투적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