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 불균형 최대 주범은 독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미국 재무부가 독일을 적극 겨냥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을 향해 세웠던 날을 독일로 옮기는 모습이다.
환율조작으로 규정할 만큼은 아니지만 독일의 지속적인 무역수지 흑자가 글로벌 외환시장의 환율 움직임을 왜곡한다는 것이 미 재무부의 주장이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독일을 포함한 북유럽 국가의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가 글로벌 교역 및 외환시장에 구조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6.3%에 이르며 네덜란드의 경우 9.5%에 이른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이들 국가는 긴축을 지속하며 국내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스위스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위스의 경우 디플레이션과 싸우는 안전자산 지대라는 독특한 상황이라고 재무부는 판단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프랑화의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2011년 이후 2300억 달러에 이르는 해외 채권을 사들였다.
유로존 전체로 보면 무역수지가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독일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가 대규모 흑자를 꾸준히 창출하고 있고, 유로존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미 재무부의 주장이다.
유로존 내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사실상 커다란 불균형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미 재무부는 독일을 필두로 유로존의 흑자국가는 경기부양에 나설 여지가 충분한데도 이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이 아닌 독일을 글로벌 무역 불균형을 초래하는 최대 주범으로 지목했다.
그동안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통화 평가절하로 중국을 집중 공략했던 미국이 관심의 초점을 독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부는 독일이 국내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책을 취하지 않은 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이는 ‘공짜 점심’을 노리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