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내년 3월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2013 서울모터쇼’가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신차 미비로 인해 ‘수입차 모터쇼’로 전락할 전망이다.
해마다 열리는 서울모터쇼(홀수 연도)와 부산모터쇼(짝수 연도)가 갈수록 수입차 업체만 좋은 일 시켜준다는 지적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내년 서울모터쇼는 10개국 132개사가 참가하며 국내 업체는 100개사, 해외 업체 33개사다.
2013 서울모터쇼 규모는 킨텍스 제 2전시장 개장에 따라 전회 대회 2배 크기인 10만2431㎡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만성적인 전시공간 부족현상을 해소했으며 전시회 개최에 맞춰 인근 호텔 준공 및 각종 편의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가 내년 출시하기로 한 차는 기아차 카렌스 후속, 현대차 제네시스 후속 등 5대에 불과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카렌스 후속 모델이 국산 신차 중 유일하게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면 수입차는 내년 신차 10여종을 비롯해 총 40여종의 신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상반기에만 폭스바겐 폴로, 메르세데스-벤츠 CLS 슈팅 브레이크, BMW 뉴 3 시리즈 GT, 재규어 XJ와 XF AWD가 예정돼 있다.
수입차 업체는 상당수의 신차를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가뭄에 빠진 국산차 업체에 신차 공세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내년 서울모터쇼가 ‘수입차 모터쇼’로 완전히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다. 수입차 업체가 국내 모터쇼를 이끌고 있는 현상이 더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는 이미 판매 중인 차 위주로 서올모터쇼에 참가할 예정”이라며 “수입차 업체만 반사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내년 모터쇼에 스바루코리아만 빼고 모두 참가한다”며 국산 신차가 미비한 서울모터쇼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 스바루코리아가 국내 사업을 철수한 만큼, 사실상 국내 진출한 모든 수입차 업체가 모터쇼에 나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매년 열리는 모터쇼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반응까지도 나온다. 자동차 업체와 부품 업체 등 참가 업체에 부담만 줄 뿐 효용성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모터쇼 관람객의 볼거리가 줄어든 건 두말하면 잔소리가 돼버렸다. 세미나, 자동차 경품, 베스트카 시상 등 고정화된 부대행사도 식상하다는 의견이 적잖다.
특히 서울모터쇼 참가를 고려 중인 한 부품 업체 담당자는 “전시 공간이 넓어졌기 때문에 공간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체 사이에서 참가 신청을 늦게 할수록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말이 돌 정도”라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사는 이 모 씨는 “포탈 사이트에서 서울모터쇼를 검색하면 서울모터쇼와 아무 관계도 없는 서울오토살롱 바로가기가 나온다”며 “모터쇼 준비가 상당히 엉성하다는 방증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올 5월에 열린 부산모터쇼는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2대, 아시아 프리미어 4대, 한국 프리미어 20대 등 26대의 신차들이 선보인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