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심지어 일부 시장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2분기 침체로 빠져들었다는 진단을 내렸다.
경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뉴욕증시는 최고치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주가가 브레이크 없는 상승을 지속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시장 전문가는 주가 랠리의 원인을 두 가지에서 찾았다. 우선 5%대 후반의 연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연기금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매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기업이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 자사주 매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두 가지 움직임이 갈수록 두드러지는 배경에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가 자리잡고 있다.
로젠블라트 증권의 브라이언 레이놀즈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서 펀더멘털은 엿보기 힘들며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묻지마 투자’를 일삼고 있다”며 “하지만 주가 랠리는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기금을 포함한 대형 기관 투자자의 유동성이 주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는 얘기다.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등을 떠밀리듯 주식을 매입하는 이들의 ‘사자’로 인해 주가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1998년 2월 S&P500 지수가 1000선을 돌파했을 때 전년 미국 경제 성장률은 3.9%를 기록했다. 또 2년 후 성장률은 5.4%로 정점을 찍었다.
이에 반해 최근 S&P500 지수가 1600선을 넘어섰지만 지난 3월 말까지 4분기에 걸친 미국 평균 성장률은 1.8%에 불과했다.
미국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고평가됐다고 주장하는 투자가들조차 당장 극심한 조정이 찾아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규모 현금 자산을 보유한 기업이 저금리의 회사채 발행까지 동원하며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는 데다 주식이 국채를 포함한 다른 자산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주가 랠리가 종료되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지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거나 비즈니스 사이클이 더욱 악화돼야 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