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위 관람객 많아
[뉴스핌=한태희 기자] "애들이랑 영화 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잠시 들렸다. 집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빚을 내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 견본주택 안 자영업자 채모씨)
주택매매 수요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발표한 '8.28 전월세 대책'이 아파트 분양시장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지난 8월 31일~9월 1일)에도 서울에 있는 주요 아파트 전시장은 한산했다.
지하철 4호선 숙명여대 입구역 1번 출구 근처에 자리잡은 '왕십리 1구역 텐즈힐' 견본주택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오후 4시쯤 넓은 전시장에서 구경하는 방문객은 약 50여 명 정도.
견본주택서 만난 자영업자 채 모씨는 "영화보고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애들이 집 보러 가자고 졸라서 다시 왔다"면서 "집 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채 모씨는 견본주택 방문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지난 주말에도 견본주택을 찾았다. 그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견본주택에 다시 왔다고 설명했다.
견본주택 안에 사람들이 있기는 했지만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방문객에 비해 분양 상담 창구는 한가했다.
청약 대상자를 상대로 한 경품 추첨을 할 때도 20~30명 남짓 몰렸다. 그나마 20~30명 안에는 '업자'로 불리는 중개사들이 섞여 있었다. 이들은 경품 행사가 끝난 후 밖으로 나와 호객 행위를 계속했다.
견본주택 밖에서 만난 한 중개사는 "정부 발표가 있고 난 후 청약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까 싶어 나와 봤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별로"라고 한숨 지었다.
회사원 이모씨는 "앞으로 집 살 의향은 있지만 지금은 안 살 것"이라며 "취득세율이나 이런 것들이 (국회서) 어떻게 될지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있는 'DMC 가재울 4구역' 견본주택도 한산한 분위기. 이곳도 가족 단위 방문객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견본주택서 1시간 가량 머무는 동안 매매의사가 있는 사람은 2명 뿐. 하지만 이들마저도 정부의 대책을 기대하는 눈치는 아디다.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A씨는 "상암동에 아파트는 전세로 내놓고 새 아파트로 들어갈 계획"이라며 "예전부터 (아파트를) 하나 더 마련할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최모씨는 "애들이 크고 있어서 집을 넓힐 생각"이라며 "지금 꼭 산다기 보다는 여기저기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8.28 전월세 대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최씨는 "애 키우는 집에서는 면적을 넓혀야 하지만 지금은 전세로 바꾸면서 면적을 넓힐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정부 대책은 실제로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혜택이 없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정부의 '8.28 전월세대책'에도 지난 주말동안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있는 한 견본주택 지난 1일 오후 3시쯤 내부 모습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