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지속적 하락이 전망된 가운데, 중국증시 안팎에서는 위안화 가치 변동이 증시에 미칠 영향 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26일 외환거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현물환율은 23일에 이어 0.0254위안이 올랐고, 장중 한때는 위안화 일일 환율 등락폭인 2%가까운 상승폭(가치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23일과 26일 연속 이 거래인 동안 위안화 가치가 0.05위안 가까이 내려갔다. 27일 중국 외환거래센터가 고시하는 위안화/달러 기준환율은 6.1364위안으로 전일보다 소폭 하락(가치상승)했다.
위안화 현물가치가 급락한 두 거래일동안 상하이종합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26일 상하이종합지수는 3383.18포인트로 전일 대비 0.94% 올랐다. 26일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던 분야는 위안화 환율 상승(가치하락)의 수혜 분야로 꼽히는 무역 업종이었다.
◆ 위안화 가치하락의 A주 영향, 전문가별 이견
위안화 환율 변동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중국의 증권전문 경제지 증권시보(證券時報)는 다수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A주가 위안화 가치 하락의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후이융(李慧勇) 신은만국증권의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막대한 외화보유액을 가졌고, 자본시장이 상대적으로 폐쇄적이어서 위안화 가치가 엄청난 수준의 폭락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금융시장과 증권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수(蔣舒) 흥업은행 자금운영센터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가치의 증권시장에 대한 영향은 심리적인 측면이 크다"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 중국 경제에서 비롯된 게 아닌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면 증시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위안화 가치 하락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에서 증시 기술적 분석의 대가로 불리는 쌍둥량(桑東亮)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계기로 상하이종합지수가 3400포인트 돌파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민은행의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되고, 상하이거래소 내부에서도 이미 주가지수 3400포인트 돌파를 위한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추세전환시점을 나타내는 이동평균수렴 확산지수(MACD), 파라볼릭 SAR(top and Reversal) 지표 등이 모두 지수 상승을 뒷받침해 주고 있고, 5일이평선 상승세가 일일 이평선의 3400포인트 상승을 지지해줄 것이란 분석이다. 쌍둥량은 특히 증권사 등 대형 우량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리쉐(李學) 장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양적완화로 중국에서의 자본 이탈이 주춤해질 전망이다. 위안화 가치하락이 중국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지만, 채권시장에는 불리하게 증권시장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는 반대로 위안화 가치 하락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UBS증권은 해외 시장의 사례를 볼 때 신흥시장 통화의 가치하락은 자본유출과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UBS는 위안화 가치 하락이 상장사의 재무제표와 대차대조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부동산 분야의 주식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 대외 교역 관련 종목, 대표적 수혜주
환율 변동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별로 의견이 엇갈리지만, 수출과 관련된 업종의 주식이 대표적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환차익이 기대되고, 원가 절감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관련 업종은 섬유, 경공업, 가전, 철강, 화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경공업 분야에는 수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 완구, 신발류 기업이 있다. 광둥성에 위치한 완구업체 고락고빈(가오러구펀, 高樂股份 002348.SZ)이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전자제품 제조업체 이리푸(이립포, 伊立浦 002260.SZ), 메이디(미적, 美的 000333.SZ) 등도 위안화 가치하락에 따른 수출증가가 기대되는 수혜주다. 그 밖에 철강 종목도 가전업체의 수출 확대로 인한 수요증가로 위안화 평가절하의 간접 수혜주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