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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핀테크-④] 걸음마 떼는 삼성전자, '삼성페이'로 결제문화 바꾼다

기사입력 : 2015년02월18일 08:56

최종수정 : 2015년02월18일 09:03

[뉴스핌=김선엽 기자] 포탈사이트와 통신사, 결제대행업체 등이 발빠르게 핀테크 시장에서 뛰어들고 있는데 반해 삼성전자의 경우 이제껏 핀테크 열풍에서 한발 비켜선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특별히 자신만의 '회원'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데다 하드웨어 제조업을 주로 영위해 온 탓에 서비스 사업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2013년 선보인 전자지갑 삼성월렛 서비스도 활성화 속도가 더디다, 하지만 간편결제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의 행보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 국내 핀테크 시장 주도하는 포탈사이트와 이통사

현재 국내 핀테크 시장의 주요한 플레이어로는 막강한 회원수를 자랑하는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이미 본인 인증이 끝난 아이디와 패스워드 만으로 간편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회원수 자체가 바로 경쟁력이 된다.

▲ 다음카카오의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화면
다음카카오는 서울시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경험을 갖고 있는 LG CNS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상반기 중 네이버페이를 출시해 검색부터 구매·결제·송금까지를 하나로 묶겠다는 야심이다. 검색이 '쇼핑의 시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적어도 온라인에서 네이버의 간편결제 시장 장악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이동통신사들도 뒤늦게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SK텔레콤은 T멤버십 스마트폰 앱에 결제 기능을 넣는 방안을 구상 중이고 KT는 BC카드와 함께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 중이다. LG U+도 페이나우를 선보여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용자의 휴대폰 번호가 아이디 역할을 해 최초 한 번만 결제수단 정보를 등록해 두면 간편한 결제가 가능하다. 통신사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매월 지불하는 통신요금에 기타 결제금액을 합산할 수 있는 점도 고객 확보에 유리한 측면으로 꼽힌다. 아울러 향후 핀테크가 간편결제를 넘어 송금과 대출, 자산관리까지 포함하는 인터넷은행으로 사업영역이 확대될 경우 통신사가 비집고 들어올 여지가 커진다.

요금체납 여부부터 소액결제 관련 정보까지,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신용정보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권의 여신업무가 소득과 자산, 신용등급 등 형식적인 정보에만 의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민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통신사의 사업 영역은 꽤나 넓어 보인다.

◆ 온·오프라인 막론하고 '보안'이 관건…생체인식 중요성 부각

간편결제 시장이 활성화되고 비대면 본인인증 수요가 커질수록 삼성전자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스마트폰의 생체인식 기술이 결제시장에서는 주민등록증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게 되면 결제시장에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진정한 의미의 전자지갑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애플 역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와 업무 제휴 중인 것으로 알려진 미국 루프페이사의 전자결제 모습<사진=루프페이>
지난해 9월 미국 애플은 아이폰6 발표와 함께 지문인식 기능을 활용한 애플페이를 선보였다는데 집밖에 나갈 때 지갑이 따로 필요하지 않도록 스마트폰을 진정한 '전자지갑'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역시 다음 달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되는 '갤럭시S6'에서 '삼성페이(가칭)'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6는 미국 전자결제 신생업체인 루프페이의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전해지는데 루프페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신생기업으로 스마트폰을 기존의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 근처에 대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루프페이의 조그만 코일 부품을 장착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 상점에 있는 일반 카드결제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애플페이와 달리 상점에서 별도의 결재단말기를 새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루프페이는 사각형 모양 코일 부품을 스마트폰 케이스 또는 열쇠고리에 넣어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현재 1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 스마트워치까지 가세…결제문화 바꾼다

비단 루프페이가 아니어도 전세계 간편결제 시장에서 자사의 지배력을 늘리기 위한 삼성전자의 공세는 강화될 전망이다.

간편결제에서 스마트폰이 핵심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 락인(Lock-in)효과를 통해 자사 모바일 제품에 대한 고정 구매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지역 상황에 맞게 모바일 결제 영역을 다양하게 넓히고 있는데 호주에서는 웨스트팩, CBA(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와 제휴했고 러시아에서는 RSB(Russian Standard Bank)와 협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중국 유니온페이와 협력해 NFC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드사와의 제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신한·삼성 ·KB국민·현대·롯데·NH농협카드 등 신용카드 6개사와 함께 앱카드 활성화에 나섰는데 자체적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전자지갑 기능을 충실하게 제공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 삼성전자 기어S
이는 애플페이 역시 마찬가지인데, 교보증권 이성빈 연구원은 "애플페이의 경우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제품이라고 간주해도 될 정도로 단순히 전자 지갑이라는 하드웨어 역할만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들로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동시에 새로운 서비스에 참여하는 흔치 않은 모습까지 보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성과 애플은 최근 기술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새로운 결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나 삼성페이가 정착되면 아이폰이나 갤럭시를 사용하던 고객에게 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며 가방 또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의 매력도는 증가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김종대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ICT 강자들이 결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주력 ICT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차별화하기 위해서"라며 "기존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락인시키며,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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