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금융개혁 골든타임] ③ 관피아·정피아에 '초일류 은행' 불가능

기사입력 : 2015년04월06일 15:34

최종수정 : 2015년04월08일 18:08

지배구조 불안정에 경쟁력 곤두박질...자격요건 엄격화, 주주권 행사 강화

[뉴스핌=한기진 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은 ‘삼성전자 같은 은행’을 타령한다. 정부가 CEO 지명해줘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세계적 기업이 나왔던가?” 경제학계 대표적 원로학자인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가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개혁에 대해 쓴 소리를 한 내용이다. 김 교수는 1997년 금융개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주도하는 등 한국 금융사업에 없어서는 안될 대표적인 석학이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그런 그가, 국가미래연구원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싣고, 최경환식 금융개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배주주가 없는 민간기업은 모두 정부 또는 관료의 소유물로 알고 CEO 등 주요 보직에 낙하산 부대가 출동했다는 잡음이 없던 적이 있었느냐”며 “결국 한국 금융의 근본문제는 은행을 누가 어떻게 통제하느냐, 내부경영 짜임새에 뿌리가 있다”고 했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의 ‘보신주의’를 질타만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당국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느냐”고 했다.

김 교수의 지적처럼 반드시 개혁해야 하는 금융산업 폐해는 인사다. 

낙하산 문제로 대표되는 이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지만 최근 관치금융에서 정치금융으로 바뀌면서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관피아(관료+마피아, 관료출신 낙하산 인사)는 세월호 참사와 'KB사태‘ 이후 반작용으로 잠잠해지는 분위기였다. 그러자 정피아(정치인+마피아, 정치권 출신 낙하산 인사)가 이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은행 신임 사외이사 자리와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사장직과 상근감사 자리다. 우리은행 신임 사외이사는 4자리 가운데 3자리를 정치권 관련 인사가 꿰찼고, KB에도 전직 국회의원 출신 등이 사장직과 상근감사 자리에 침을 흘렸다.

낙하산은 유착의 폐해뿐만 아니라 지배구조의 불안정을 가져온다. CEO리스크를 걱정해야 하는 금융회사는 대개 3년마다 누가 내려올까를 고민한다. 임원들은 어느 줄에 서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사이 투서와 청탁, 외부 압력에 친근해지고 영업에서 멀어진다. 자연스레 영업력에 누수가 생기고 줄을 잘못 선 이들은 필요이상의 물갈이 인사의 희생양이 된다. 내부출신 인재는 씨가 마르고 다시 외부인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해져 외풍의 악순환 사이클이 시작된다. 정피아는 여기에 전문성조차도 없다는 문제도 있다.

정치금융에 제일 취약한 국민은행의 역대 CEO잔혹사를 잘 알고 있는 국민은행의 한 부장은 "엄마(행장), 아빠(회장)가 한 집안에서 싸우는데 애가 집에서 공부가 되겠느냐"며 "공부(경쟁력 저하)를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난 10년의 위상 추락을 간단히 설명했다.

각종 여론 악화에도 정치금융으로 낙하산이 더욱 노골화되는 것은 박근혜정부가 3년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5년 단임제 정부 하에서 더 이상 개국공신 등에 대한 보은인사를 늦출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실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따르면, 공공기관 300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세월호 참사 후 1년 사이 관피아는 43명 줄었지만, 정피아는  5명 늘어났다. 금융권 한 인사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시기적으로 윗선의 인사청탁이 거세질 시점에 구원등판하게 됐다"며 "인사 관련, 임 위원장의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오랜된 적폐'에 금융당국은 사실 두 손을 놓고 있다. 기술전문관료로 '영혼 없는 공무'의 한계를 인정해야 하지만, 낙하산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개선 노력에 얼마나 당국이 힘을 썼는지 회의적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또다른 인사는 "규제산업인 금융산업이 구조적으로 어떤 한계에 놓여있는지 누구 눈치를 보고 있는지 잘 안다"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최경환 부총리가 "금융권이 뭐가 고장났다"고 말하자 금융권에서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CEO나 사외이사, 감사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출 수 있도록 자격요건을 더욱 엄격히 하는 동시에 주주와 회사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선임될 수 있도록 주주나 특히 기관투자자가가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관피아, 정피아 내려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