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자들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크게 상승했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진정된 데다 국제 유가가 바닥을 치고 오르는 조짐을 보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라 가뜩이나 유동성 부족과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에 하락 압박을 받는 채권시장에 새로운 악재가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 강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로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한풀 꺾이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이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노무라의 존 고먼 아시아 채권 헤드는 “인플레이션이 상승 기류를 회복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며 “미국 국채가 추가 상승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9%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 지표가 둔화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예상 시점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결과다.
미국 국채는 지난 한 달 사이 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최근 12개월 수익률은 5.8%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이어 실제 수치가 반등 조짐을 보일 경우미국 국채뿐 아니라 채권시장 전반에 걸쳐 상승 탄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인플레이션 1.45%는 연준의 목표 수준인 2.0%를 밑도는 수치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반등이 뚜렷해질 경우 기대심리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번주 미국 상무부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지난달 물가가 연율 기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유가는 최근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며 배럴당 56달러 선까지 올랐다. 투자가들은 유가가 강력한 V자 반등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동시에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을 조심스럽게 내리고 있다.
또 임금 역시 완만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이며, 이 역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상승한 데 따라 물가연동채권(TIPS)의 인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주 호주는 TIPS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