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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합병] '딜레마'국민연금, 합병비율 재산정 요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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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투항' '합병무산' 둘 다 부담..솔로몬의 지혜 찾을지 주목

[뉴스핌=김선엽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공이 국민연금으로 넘어 왔다. 삼성물산의 3대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의사를 표명한데 이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도 동참을 요구했다.

삼성그룹의 운명과 연금가입자의 미래가 달린 문제인 만큼 국민연금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주주가치 증대라는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찬성과 반대 어느 쪽을 선택해도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합병이 표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삼성과 엘리엇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 일단 ‘반대’해야 주식매수청구권 확보

지난 4일 삼성물산 지분 7.12%(6월 4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의사를 표명했다. 엘리엇을 포함한 외국인의 보유 지분은 33.08%. 삼성SDI 등 삼성그룹 우호 지분은 13.99%다.

합병 결의는 출석 주식수 3분의 2 이상, 의결권 주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요구한다. 삼성이 합병을 성사시키려면 33.3%의 지분이 필요한 셈이다. 삼성은 내달 17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설득해 우호지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호락호락 삼성의 의도대로 움직여 줄지는 미지수다. 일단 합병에 반대나 기권을 해야만 주식매수청구권을 가지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회사의 합병·영업양도 등에 관해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는 경우, 이에 반하여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현행법(상법374조의 2)은 주주총회 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경우에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또 주식매수청구권은 향후에 실현을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고 보자는 투자자가 늘어날 수 있고 삼성그룹 우호지분은 자사주를 합쳐도 19.75%에 불과하므로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

지난 5일 삼성물산 주가의 급등 속에서도 공매도 물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 같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세력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삼성그룹이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 투자자에게 목을 매는 이유다.

◆ “합병 비율 부당”..주주들 이곳저곳서 반기

단순히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서서 합병비율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에 국민연금이 동조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단순히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합병 비율을 재산정하라는 의견을 주주총회에서 개진할 가능성도 있다.

엘리엇을 포함해 합병에 반대하는 외국계 펀드의 주장은 합병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달 26일 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물산 1주를 제일모직 0.35주와 교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두 기업 모두 상장법인이기 때문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최근 주가를 가중산술평균해 기준가액을 구하고 할인 또는 할증 없이 그대로 합병비율을 결정했다는 것이 삼성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안팎에서 삼성물산의 저평가 구간에서 합병이 이뤄졌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식 가치만 따져도 삼성전자 8조원, 삼성에스디에스(SDS) 3.5조원 등 11조~12조원대에 달하는데 9조원 정도로 밖에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합병 기준 주가를 비교해보면 삼성물산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은 0.88, 제일모직의 PBR은 4.32다. 삼성물산은 시가총액이 순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제일모직은 4배 이상 고평가 된 셈이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으며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연기금 자산운용사(APG) 박유경 아시아지배구조 담당이사는 뉴스핌과의 전화 통화에서 "합병을 하려면 합병의 목적과 당위성이 있어야 한다"며 "합병을 굳이 안 해도 되는 회사를 합하는 것인데 우리가 제시받은 가격을 보면 삼성물산의 주가가 너무 저평가 돼 있으니 찬성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주가 흐름이 증명하듯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어찌됐건 제고됐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PBR이 지나치게 낮다는 주장도 분명 타당성이 있지만 왜 낮은가를 생각해보면, 그동안 삼성물산이 그룹의 중심에서 벗어나서 외곽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병을 통해 핵심기업으로 떠올랐고 일가 지분이 30% 가량 있는 회사로 바뀌면서 주가도 상승했다"며 "이런 면에서 보면 국민연금이 반대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 '백기투항' 비난 피해야..합병비율 재산정 요구 가능성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당시에는 주총 전일 기준으로 두 기업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크게 하회했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반대가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이번 건은 다르다. 현재 삼성물산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를 크게 웃돈다.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5만7234원인데 반해 지난 5일 기준 주가는 7만6100원이다. 주가만 보면 반대표를 던질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안일하게 찬성표를 던지기도 어렵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들이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아무소리 못하고 삼성에 ‘백기투항’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히 현재의 주가 수준만을 놓고 찬반 여부를 저울질 할 수도 없다. 만약 엘리엇이 어느 순간 손 털고 나갈 경우 최근 급등했던 주가가 다시 곤두박질칠 수 있다. 오는 15일부터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은 ±30%로 확대된다.

여기에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그 부담으로 합병 후 존속법인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보험 든 셈 치고 덜컥 반대표를 던지기도 쉽지 않다. 합병이 무산될 경우 엘리엇 등 외국계와 손잡고 국내 대표기업을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합병이 무산되면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이나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삼성물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욕은 욕대로 먹고 손실은 손실대로 보게 된다. 연금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 안건을 분석 중에 있으며 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해서 10~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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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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