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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지키기도 투자"…부자들, 현금↑ 엔화예금 보유

기사입력 : 2016년01월20일 11:21

최종수정 : 2016년01월20일 14:12

현금 최대 40%..엔화예금 미국하이일드채권 20~30%

[뉴스핌=이에라 기자] "운용자산의 40%를 현금으로 갖고 때를 기다린다. 현금은 달러화, 엔화 등 다양한 통화로 구성한다."

국제유가 20달러대로 추락, 중국 증시 3000포인트 붕괴 등 새해들어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역사적 위기를 겪었던 학습효과로 현금을 늘리며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특히 엔화예금이나 달러예금 등 통화를 다양화하는 게 특징 중 하나다. 

◆ 현금 40%까지 늘려…유동성 포트폴리오 확보

20일 국내 주요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을 최대 40%까지 늘리고 있다.

과거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 공격적으로 저가 매수에 들어가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현금 비중을 늘리고 정기예금 등으로 피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학습효과를 떠올리면 지금과 같이 싼 시장에 들어가 다시 오르길 기다리는게 맞지만 전혀 자금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투자 상품보다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 팀장은 "위험 중립형 투자자라면 과거 연 4~5% 수익률을 기대했다면 지금은 3% 정도만 추구하면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며 "투자자금을 다 털어내고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포트폴리오 일부는 정기예금과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을 담고 가라"고 조언했다. 듀레이션은 채권투자시 원금을 회수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다. 듀레이션이 길면 금리인상기에 불리할 수 있다.

조윤식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부장은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을 30% 정도 가져가고 70%를 주가연계증권(ELS)와 롱숏 공모주펀드에 40%, 30%씩 나눠 담는 것이 좋다"며 "이 같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변동성이 커도 어지간한 하락세는 방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진아 한국씨티은행 여의도지점 PB는 "불확실한 시장이지만 최근 하락한 주식시장에 대한 일부 투자와 채권 투자의 안정성을 합친 채권혼합형상품도 변동성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자산가들은 여전히 조정장세를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 PB팀장은 "변동성이 너무 크다보니 일반 고객들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만 일부 거액자산가들은 국내주식형펀드 쪽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싸다고 생각하는 펀드에 신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달러예금, 신규가입 부정적..엔화예금 포트 내 30% 추천

PB들은 포트폴리오 내 통화 분산 차원에서 원화 이외에 달러나 엔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난해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달러예금이 인기 상품이었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이 1200원 수준까지 오른 지금 달러예금에 대한 투자의견은 보수적이다. 추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신현조 팀장은 이미 고객들에게 달러/원 환율 1020~1050원선에 달러 투자를 추천했다. 환율이 계속 오르며(달러강세) 목표 수익률 10%에 도달한 경우 환차익을 거뒀다.

신 팀장은 "최근 환율이 1210원 안팎에서 움직이자 달러예금을 신규로 가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환차익을 거둘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귀띔했다.

반면 엔화예금은 현 시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신 팀장은 "1~2년 후 큰 흐름에서 보면 일본도 돈풀기를 중단할 것이고, 해당 국가 통화는 강세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엔화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가들의 경우 1000만원대가 아니라 억대 규모로 크게 엔화를 사모은다"며 "엔화가 890~930원 정도일 때부터 엔화를 사기 시작해 아직 매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30원 안팎이다. 포트폴리오 내 엔화예금 비중은 약 30%로 제시했다.

다만 외화예금 투자도 환율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승우 팀장도 "외화예금도 환율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환율은 매 순간 마다 어떤 방향으로 변할 지 모른다는 것을 꼭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팀장은 "목표수익률을 10% 정도로 정해놓고, 수익을 내면 팔아야 한다"며 "환투자도 분할 매수해 분할 매도해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 주식형펀드, 채권 등으로 달러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도 있다. 장진아 PB는 포트폴리오의 20%씩 해외주식형펀드와 미국이나 글로벌하이일드채권으로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PB는 "유로존과 일본은 올해도 양적완화 진행으로 정책 모멘텀 수혜가 예상되고, 미국은 우수한 펀더멘털을 고려해야 한다"며 "스프레드 확대가 있었던 미국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해 통화 분산을 고려할만 하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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