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지표에서 경제 펀더멘털 확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달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5만1000건에 그쳤지만 실상 향후 경기를 낙관할 수 있는 청신호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겉보기에 실망스러운 수치이지만 고용시장은 물론이고 실물경기 역시 호조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는 연초부터 이어진 침체 우려를 일정 부분 진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채용 공고를 살피는 구직자들 <출처=블룸버그통신> |
우선 지난달 고용이 20만건을 밑돌았을 뿐 아니라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8만~19만건에도 크게 못 미친 것은 추세적인 후퇴라고 보기 어렵다.
영리 교육기관의 2만9000건에 달하는 이례적인 감원이 지난달 신규 고용을 끌어내린 주요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날 마켓워치는 이 부분을 제외할 경우 지난달 신규 고용이 업계 이코노미스트의 기대치를 충족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제조업과 소매업의 고용 증가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제조업 지표 부진은 침체 경고의 목소리를 부추긴 주요인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번 고용 지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제조업계의 신규 고용이 2만9000건으로, 1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제조업계의 고용 창출이 3만3000건에 그쳤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수치는 ‘서프라이즈’라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평가다.
소매업 고용 역시 훈풍을 냈다. 지난 쇼핑 시즌 소매업체들의 고용과 매출은 저조했다. 하지만 1월 고용은 5만8000건에 달했다.
특히 백화점 업계의 신규 고용이 1만5000건으로, 소매업 각 섹터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말 이후 처음이다.
경제활동참가율 상승과 동시에 실업률이 하락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위기 이후 10%를 웃돌았던 실업률이 가파르게 5% 아래로 떨어졌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냉소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경제활동참가율은 2010년 말 64.3%에서 지난해 62.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기 시작한 지표는 뚜렷한 반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노동참여율은 62.7%로, 2013년 10월 이후 24개월 연속 떨어졌던 수치가 바닥을 쳤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은 저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진정시키는 부분이다. 지난달 임금은 전년 동기에 비해 2.5% 상승해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또 2015년 임금 상승률이 2.7%로 상향 조정,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레고리 다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의 약한고리들이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이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으로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JJ 키넌 TD 아메리트레이드 전략가는 “고용 지표가 일보 후퇴한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경기 개선을 암시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월 고용 지표를 근거로 향후 추세를 지나치게 낙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외 여건이 호전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에 따른 충격이 미국 경제를 강타할 때 고용시장 역시 파장을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론 산체스 피듀셔리 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는 “1월 고용이 줄어들었지만 지난 2개월간 평균치를 근거로 평가할 때 회복 기조가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국내외 거시경제 여건과 기업 투자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앞으로 2년간 강한 고용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