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섹터 및 미국 비중 압도적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1분기 전세계 기업 디폴트가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종료, 하강 기류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과 유동성 마비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현지시각)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 디폴트가 40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9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원유 저장 시설 <출처=블룸버그통신> |
또 1분기 기업 디폴트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 2월 하순부터 3월 말까지 정크본드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기업 디폴트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셈이다.
지난달 무디스가 올해 기업 디폴트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예측이 적중하는 모습이다.
1분기 디폴트를 낸 40개 기업 가운데 14개 기업이 석유 가스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섹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 상품가 광산업, 철강 부문의 디폴트는 8건으로 집계됐다.
원자재 섹터가 올해 글로벌 기업 디폴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유가를 필두로 상품 가격이 강한 랠리를 나타냈지만 한계 상황에 이른 기업의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비중이 8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 2008년 국제 유가가 100달러 내외에 거래됐을 때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잰걸음을 했던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디폴트를 낸 기업은 총 113개 업체로 집계됐다. 1분기와 같은 추세를 나타낼 경우 올해 디폴트는 지난해 수치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자재 가격의 향방이 기업 디폴트 추이에 결정적인 변수라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M&G는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와 광산업 섹터를 제외하면 올해 1분기 기업 디폴트가 실상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