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무너지는 조선업, 한국판 러스트벨트의 경고…구조조정 한파·중소 조선소 몰락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2TV ‘추적 60분’은 15일 밤 11시10분 ‘무너지는 조선업, 한국판 러스트벨트의 경고’ 편을 방송한다.
IMF 외환위기 극복의 1등 공신이었던 조선업.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 불황을 견디지 못해 결국,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구조조정의 한파 속, 불과 1년 만에 3만1000명의 조선업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올해 말까지는 최대 6만3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매일 이른 새벽부터 조선소 인근 인력사무소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서성이는 사람들은 실업급여나 퇴직금은 물론, 수개월째 월급조차 제대로 못 받았다며 하소연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Big 3’ 조선소의 사내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물량팀,’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A 조선소 물량팀 퇴직자는 “퇴직금은 못 받더라도 임금은 받아야지. 밀린 월급도 반을 줘요. 그래도 웃음이 나오데요. 이거라도 받아서 애들 과자라도 하나 사줄 수 있겠구나”라며 씁쓸해 했다.
‘추적 60분’에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가장 강력한 경제권, 동남권의 조선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장을 고발한다. <사진=‘추적 60분’ 캡처> |
구조조정의 한파는 비정규직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경영난 악화로 폐업하는 하청업체들이 속출하고, 한때 직원들이 줄줄이 대기하며 입주 순번을 기다리던 한 대형 조선소의 사원 아파트는 텅텅 빈 유령 아파트로 변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부산과 울산, 거제와 통영 등 동남권 경제벨트 전체가 한국판 ‘러스트벨트(미국 중서부, 북동부의 제조업 쇠락지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중국 조선소, 한국 조선 인력의 블랙홀이 되다
조선 경기 불황과 구조조정으로 업계가 존폐 위기를 겪는 와중에 조선소 인력들이 눈길을 돌린 곳은 해외 조선소. 세계 최고의 한국 조선 기술을 노린 경쟁국 업체들이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함 속,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 문제는 고강도 구조조정의 여파로, 중국과 일본 등으로 핵심인력과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추적 60분’은 중국 현지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직원들을 만나 인력 유출의 실태를 파헤친다.
‘추적 60분’은 전체 조선 산업의 허리를 지탱해온 중소조선소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취재했다. <사진='추적 60분' 캡처> |
◆중소 조선소의 몰락, 조선 생태계가 무너진다
조선업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 조선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때 25곳에 달했던 중소 조선사는 대다수가 이미 문을 닫았거나 회생절차에 들어가, 현재는 사실상 3곳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중소 조선사들은 어렵게 선박을 수주하더라도 건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G[Refund Guarantee]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선수금 환급보증’을 뜻한다. 하지만 일부 중소 조선사의 경우, 수익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여러 건 수주하고도, RG 발급 승인이 나지 않아 결국 사실상 폐업 위기에 내몰리게 되었다는 것.
다시 찾아올 호황기를 기다리며 RG 발급 조건 완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중소조선사들과 시황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일 뿐이라는 은행들. 하지만 은행들이 당장의 수익성에 치중하는 사이, 조선업의 생태계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추적 60분’은 전체 조선 산업의 허리를 지탱해온 중소조선소가 무너지면서, 각 조선소들과 연결된 설계업체나 기자재 업체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지역 공동체마저 붕괴하고 있는 현실을 취재했다.
이번 주 ‘추적 60분’에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가장 강력한 경제권, 동남권의 조선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장을 고발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