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등, 경제보복 완화 분위기에 사업 정상화에 촉각
[뉴스핌=전지현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변수로 긴장하던 식품업계가 안도하는 분위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식품업체들은 운명의 날로 꼽혔던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기점으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현지 법인을 운영하는 식품업계 관계자는 "반한(反韓) 감정에 불을 지피던 중국 관영언론 매체들이 자국내 반한 과격 시위 자제를 촉구하는데다 정치적 이슈를 이용해 자신을 홍보하려고 반한 시위를 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어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내부에서도 롯데를 특정지어 역점적으로 다루거나 한국 제품을 타깃한 부정인식을 만들지 말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식품기업들은 사드배치로 잠정적으로 멈췄던 중국 시장내 사업 재개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번 여파로 가장 큰 피해를 경험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최대 목표는 사업 정상화다. 롯데칠성음료 식품사업과 롯데제과의 중국 매출은 300~4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하지만, 그룹 이미지 하락으로 중국에서 입은 내상은 적지 않다.
롯데제과는 올해 초 ▲수출제품 다양화 통한 시장 확대 ▲유통 채널 확대 통한 시장 공략 ▲현지 마케팅 활동을 통한 제품 브랜드 파워 강화 등을 중국 사업계획으로 삼았었다. 현 기조가 잦아드는 대로 올해 세웠던 계획에 다시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 사드 등 중국 시장 내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주변 환경이나 여건에 흔들리지 않고 본래 사업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기를 극복해 중국내 매출 10% 이상 신장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 역시 "통관 지연 이후 비슷한 상황으로 현재까지 더이상의 후폭풍은 없다"며 "아직까지는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지만, 강화된 중국 통관 절차 요구사항을 맞추는 등 수출이 재개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시장내 2위 사업자인 오리온은 현재 중국 사업을 차질없이 이어가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993년 중국에 진출한 오리온은 현지에서 '하오리오(좋은친구)'라는 사명으로 이미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중 하나다.
2013년 중국매출 1조를 돌파하면서 중국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상태로, 지난해 전체매출 중 중국매출이 약 56%에 달했다. 생산 공장만 6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100% 생산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현지화기준 4.3%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말, 중국에 리얼브라우니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라인군을 중국에서의 성장 동력으로 키울 계획이었다"며 "완전히 꺾인 상황은 아니지만, 신제품 출시하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백산수를 중국생수 시장에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에 라면 생산시설을 설립한 후 1998년 칭다오, 2000년 심양에 라면 생산시설을 갖췄다. 중국 진출 20년만에 매출이 3000억원을 돌파했고, 최근엔 옌볜에 2000억원을 투자해 백산수 제2공장을 완성하기도 했다.
특히 농심은 중국내에서 생수시장이 급속도로 커진다는 점에서 백산수 판매를 확대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마트내 판촉행사, 유통채널 입점, 적극적인 광고 홍보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은 매출이 낮은 수준이어서 매장내 제품 입점을 통한 판매가 중요하다"며 "현재 중국 마트내에 제품을 입점시키기 위한 입점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부터 더욱 적극성을 띄고 활동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2000년대 후반에 중국 진출을 진행한 일부기업들은 기존 계획 자체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드로 인한 영향력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SPC그룹은 "올해 글로벌 사업고도화를 경영목표로 삼고 미국과 중국 가맹사업 본격화를 추진하려던 계획을 지속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중국 서부 내륙 지역에 80여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중국 가맹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생산을 통해 중국에 수출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는 매일유업 역시 "연초, 지난해보다 10% 높게 잡은 중국 매출 목표치 달성을 위해 중국내 지역 상권 확대와 제품홍보를 통한 신뢰 강화에 촛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