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주, 전월比 미세먼지 28% ↑
황사·꽃가루로 대기오염 심각전망
[뉴스핌=이성웅 기자]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淸明)'이 지났지만, 도통 하늘이 맑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월 들어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면서 3월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더해 4월은 한반도 지역에 황사가 집중되는 시기다. 대기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4월 들어 지난 4일까지 서울 지역의 초미세먼지(PM 2.5) 평균치는 37㎍/㎥을 기록했다. 전월 같은 기간보다 27.5%(29㎍/㎥) 증가했다.
초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PM 10) 역시 증가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까지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 평균치는 55㎍/㎥으로 전달보다 12.2%(49㎍/㎥) 늘었다.
이 같은 미세먼지 증가세는 4월 들어 대기가 정체기에 들면서 원활한 흐름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는 고기압권에 위치하고 있어 국외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서풍을 타로 국내에 유입된 뒤 빠져나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축적돼 3월 같은 기간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오는 6일은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기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전국에 비 소식이 예정돼 있어 미세먼지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월부턴 본격적인 황사가 예정돼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6.4일의 황사가 발생했다. 이 중 4월에 발생한 황사가 2.5일로 가장 많았다.
최근 들어선(2007~2016년) 3월 발생일수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지난 3월엔 황사가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4월 황사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절기상 청명(淸明)이지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4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여기에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민들의 호흡기 안전에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이처럼 대기환경오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에서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 등은 이틀 연속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50㎍/㎥ 초과)'으로 측정될 경우 공공부문에 한해 차량 2부제를 실시하는 비상저감조치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국내 미세먼지 권고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초미세먼지의 경우 국내 권고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25㎍/㎥)의 2배인 50㎍/㎥이다. 미세먼지도 WHO(50㎍/㎥)의 2배인 100㎍/㎥을 권고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선 경보가 내려질만한 미세먼지 양에도 국내에선 별다른 조치가 없어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WHO 수준까지 미세먼지 권고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