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햄릿:얼라이브'로 고전 명작 '햄릿'이 살아 돌아왔다. 현대적 옷을 입은 채 무대 위로 올려진 '햄릿'. 거의 모든 것이 새롭다.
'햄릿:얼라이브'가 현재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홍광호와 고은성을 필두로 양준모, 임현수, 김선영, 문혜원, 정재은, 김보강 등 최고의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어느 캐스트로 봐도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최강 라인업이라 할 만 하다.
이미 다양한 장르로 제작된 '햄릿'이지만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의 묘미는 흥미로운 현대적 재해석과 역동적인 매력에 있다. 명작 '햄릿'의 주인공으로 선 배우들은 짊어진 부담과 무게감을 이겨내고 각자의 이름값을 증명해낸다.
◆ 역동적인 무대와 화려한 의상, 눈을 땔 수 없는 '오감만족' 뮤지컬
‘햄릿:얼라이브’는 엘시노어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왕자 햄릿(고은성)이 아버지인 선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클로디어스(양준모)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머니인 여왕 거트루드(김선영)는 자신의 욕심과, 아들의 안전을 위해 클로디어스를 받아들이고, 아들을 살리려 목숨을 내놓는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아는 비극적 결말이 찾아온다.
고전의 딱딱함과 단조로움을 벗기 위해 '햄릿:얼라이브' 무대는 역동적인 음악과 장치, 트렌디한 의상, 고루하지 않은 연기들로 채워졌다. 진지한 고전극에나 어울릴 만한 비주얼적 요소들은 '햄릿:얼라이브'에서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가져온 죽음과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인물들만이 살아 숨쉬는 듯 했다.
고은성과 양준모, 김선영은 부족함 없이 '햄릿'의 세 축을 단단하게 세웠다. 고은성은 혼란스러워하다 광기로 돌변하고, 절망하는 햄릿의 내면을 납득이 가게 그려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가창력은 작곡가 김경육이 빚어낸 명넘버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뮤지컬 업계에서 정평이 난 배우들이 모두 모인 만큼, 양준모의 클로디어스, 김선여의 거트루드, 정재은의 오필리어는 홀로 빛났음은 물론, 어느 상대와도 최상의 시너지를 냈다.
◆ 누구나 아는 단조로운 이야기, 더 새롭길 원한다면
'햄릿:얼라이브'에서 단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 바로 원작의 스토리와 메시지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햄릿'의 포장을 그럴듯 하게 바꿔내는 데 성공했지만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단조로운 구성으로 따라가야 하는 한계를 탈피하지 못했다. 호소력 짙은 넘버와 전율이 일 만한 연기로 해소할 수 없는 지루함이 분명히 느껴졌다.
그렇다고 어떤 새로운 요소를 넣어 '햄릿'을 새롭게 할 것인가. 고전의 한계는 반복되는 클리셰다. 이를테면 주인공인 햄릿은 당연히 죽임을 당하기 전 배에서 탈출한다. 현실적인, 현대적인 공감대를 얻기 위해선 '어떻게'가 필요했다. 뻔하지 않은 어떤 변주가 '햄릿:얼라이브'를 새롭게 할, 또 다른 감동을 가져올 키가 되지 않을까. 1월28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