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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 역의 허혜진은 제이슨과 파격적인 베드신(?) 전후로 변하는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해낸다.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들로 분한 앙상블 역시 수준급 연기로 극에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샨텔 수녀 역의 정영아도 '단지 사랑일 뿐, 세상에 쓰레기는 없다'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주요 넘버에서 관록과 노련함으로 무게감 있게 중심을 잡는다.
◆ 충격적 소재와 사건, 대사의 연속…어쩌면 위험한 '양날의 검'
다만 '베어더뮤지컬'의 첫인상은 물론 관람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조차 충격적인 사건과 장면의 연속이다. 수위가 센 동성 스킨십 장면은 역시나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반드시 필요한 장면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반복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단어들이 모든 대사와 넘버에 연속적으로 등장한다는 점. '호모새끼'나 '더럽다'는 대사와 가사, 침을 뱉는 설정 등 난무하는 혐오 표현이 이 뮤지컬의 메시지를 뚜렷하게 하는 데 과연 도움만 되는지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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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막장극에 버금가는 사건 구성과 전개도 받아들이기 힘겹다. 성소수자라 불리는 이들이 벼랑 끝에 몰렸을 때를 설정했다 해도, 미성년자인 인물들의 성생활과 임신, 미혼모 설정은 가볍게 보고 즐기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소수자들에게 한없이 자극적이고 잔인한 극중의 모든 요소가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이 뼈아프게 와 닿는다. 이것이 '베어더뮤지컬'이 벌거벗겨내려는 진실과, 진심의 민낯이 아닐까. 오는 2월25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오픈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