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둔화 국면...사이클 무관 '성장 가능한' 중소형주 주목"
"중소형주 투자시 지수나 업종 접근전략 안돼"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지금 경기는 팽창할 힘이 없다. 경기 사이클과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중소형주에 주목해라."
19일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고 봤다. 글로벌 측면서 OECD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2월에도 소폭 하락하면서 3개월 연속 잦아든 가운데 국내 출하·재고 순환지표를 보면 지난해 말부터 출하가 줄어들고 재고가 늘어나는 등 경기둔화 국면이 시작됐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경제성장률이 완만하게 떨어지는 단계로 봤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형석 기자 leehs@ |
이번 경기둔화 국면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번째 맞는 사이클이다. 다만 김 센터장은 이번 국면을 이전과는 다르게 봤다.
"그동안 글로벌 경기가 침체로 빠지려다 다시 상승하는 사이클이 여러 번 있었다. 각국이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의 개입으로 경기를 부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글로벌 정책 공조가 무너진 상황이다. 경기침체 신호가 나와도 서로 공조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까진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지만 경기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그는 본다.
경기가 확장해 나갈 힘이 없다면 경기 사이클을 따라가는 대형주 투자는 잠시 쉬어도 좋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중소형주는 경기가 안 좋아도 해당 기업이 제품 경쟁력만 갖췄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대형주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시중에 풀린 자금이 많다는 점도 중소형주 투자가 유망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대형주는 이미 많이 올랐는데 추가적으로 올라갈 힘은 없고, 시중에 돈은 많은 상황"이라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자금이 더 위험한 쪽으로 옮겨 가는 것인데, 그게 중소형주"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개별 종목을 분석하는 훈련이 부족한 투자자들에겐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추천했다. 펀드매니저들은 투자 기업이 주주가치를 증대하는지를 일반투자자보다 잘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펀드나 최근 관심을 받는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거론했다.
개별 종목 투자자들에겐 투자에 앞서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먼저 세우라고 당부했다. 종목 정보를 확인하기 전에 어떤 수익률을 낼지를 설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대박'날 확률을 줄이는 투자를 권했다. 그는 "주식은 돈을 잃을 확률을 낮추고 벌 확률을 높이는 게임"이라며 "중소형주 투자에서도 대박 날 확률 없애면 그만큼 잃을 확률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중소형주 투자에선 지수나 업종보다 개별 종목에 집중하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중소형주가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제각각 움직이기 때문에 지수와 업종으로 접근하는 전략은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특히 코스닥은 철저히 종목 중심으로 보라고 했다. 코스닥시장에 코스닥벤처펀드 등 기관 자금이 들어오면서 중소형주에서 '순환매'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조언을 묻자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개인 투자자자라면 어떤 종목에 기관이 투자했을 때 왜 투자하는지를 회사에 전화해 물어보는 적극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남들이 추천하는 종목을 따라가거나 테마에 휩쓸려 하는 중소형주 투자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을 따라가기보단 자신의 투자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성향과 안 맞는 투자엔 선을 긋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대형주는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 남들이 아는 정보를 내가 모를 확률이 높다"며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거래하는 사람이 적은 중소형주는 한 종목을 파고 들어 오랫동안 관찰하면 순위권에 들 수 있다"면서 "장기투자로 가격이 올라가는 정보와 내려가는 정보를 구분하는 경험도 축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의 배당 여부도 꼭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기업이 배당을 한다는 건 주주가치 증대를 고민하고 회사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굳이 고배당 종목이 아니라도 배당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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