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달러 선물, 5월 중순 이후 커다란 반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금융업계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내년 말 종료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개월 전 전망에 비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미국 연방기금 금리가 정책자들이 제시한 목표치에 크게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3개월물 유로달러 선물이 93.34달러 선에서 거래, 연초 이후 0.53% 하락했다.
유로달러 선물은 미국 바깥의 달러 예금에 대한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미국의 정책 금리 향방을 파악하는 데 바로미터로 통한다.
미국 장단기 금리 차이인 일드커브가 극심한 플래트닝 현상을 보이면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이보다 유로달러 선물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최근 유로달러 선물 추이가 연준의 향후 정책 기조를 정확히 예측하고 있다면 정책자들의 금리인상이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 종료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 경우 연방기금 금리가 2020년 말까지 3.375%에 이를 것이라는 연준의 예고가 크게 빗나갈 전망이다.
지난 5월 중순 채권시장의 매도가 봇물을 이뤘을 때까지만 해도 유로달러 선물은 2021년까지 금리 상승을 점쳤지만 최근 약 2개월 사이 트레이더들의 전망이 크게 후퇴한 셈이다.
이는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 경제의 침체 경고가 연이어 제기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거의 매월 20만건을 웃돌고, 실업률이 48년래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지표 개선의 영속성에 대한 회의론이 높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글로벌 채권 투자책임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고용 지표가 탄탄한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호조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내년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에 변화를 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이 공급한 값싼 유동성에 기대 레버리지를 대폭 높인 기업들이 금리인상 여건에 저항력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과 EU, 캐나다, 멕시코, 인도 등 주요국들의 보복 관세는 미국의 수출 경기에 상당한 흠집을 낼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유로달러 선물이 반영하는 금리 전망이 한풀 꺾인 것은 무역 마찰에서 비롯된 거시경제 여건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유로달러 선물이 연준 긴축 사이클의 조기 종료를 예고하고 있으며, 트레이더들은 앞으로 10년간 미국 금리의 고점을 3.0%로 점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