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진작가 브라이언 맥카티, 전쟁터 아이들 인터뷰
전쟁의 아픔을 그림·장난감 등 활용한 아트 테라피로 표현
[서울=뉴스핌] 신유리 인턴기자 = 장난감을 오브제로 활용해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미국 사진작가 브라이언 맥카티가 이번에는 아이들의 눈을 통해 본 전쟁의 잔혹함을 담은 작품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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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미국 사진작가 브라이언 맥카티. 이라크 모술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맥카티의 최근작은 다에시(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IS의 아랍표현)를 몰아내기 위한 전쟁으로 수천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이라크 모술을 배경으로 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맥카티는 모슬의 어린이들을 만나 아트 테라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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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카티의 'WAR-TOYS 프로젝트'의 한 작품. 탱크 앞에 서있는 한 가족이 보인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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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전쟁 당시 팔을 잃은 이라크 아이가 맥카티의 작품을 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겪은 전쟁의 잔혹함과 상실, 상처 등을 그림에 담아냈다. 그들의 이야기는 장난감을 활용한 작가의 작품으로 재구성됐다.
완성된 작품은 사실과 엉터리, 팝문화의 혼합물이다. 맥카티는 이를 “설탕과 혼합된 현실”이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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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카티의 또다른 작품. '앵그리버드' 게임 캐릭터는 폭탄을 상징한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새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을 나타낸다. 그림 속 코끼리는 잃어버린 형제를 의미한다.
맥카티는 “사람들은 작품과 연결될 것이다”며 “서양의 대중들은 전쟁에 처한 이들을 자신과는 상관없는 이들로 여기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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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아이가 그린 코끼리 가족 그림(아래). 한 마리는 색칠이 돼있지 않다. 위에 있는 사진은 맥카티가 재구성한 것이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모술의 한 아이가 어른 코끼리 한 마리와 새끼 코끼리 두 마리를 그렸다. 그중 한 마리의 코끼리에는 색칠을 하지 않은 것이 보인다. 이는 아이가 잃어버린 자신의 형제를 차마 색칠할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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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돌맹이에 깔려있는 사람을 그렸다(좌). 오른쪽은 맥카티의 작품이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IS 군인이 여성을 돌맹이 아래 깔아 죽게 만든 것을 목격한 아이가 그린 그림이다. 그림 속 여성은 무수한 원들 아래 파묻혀있다.
맥카티는 이를 머리 스카프를 두른 인형이 돌을 맞고 있는 모습으로 재구성했다. 작품 전경의 남성 그림자는 그녀를 죽인 암살자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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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아이가 그린 사지가 잘린 시체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는 자매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쟁을 목격한 아이들은 수년이 지나도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맥카티는 “작품 속 장난감은 플라스틱으로 표현된 실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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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는 부러진 다리 위를 걸어가는 아이와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맥카티는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였던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작품 속에 전쟁을 담게 됐다. 그의 작품은 지난 1996년 크로아티아에서부터 시작돼 가자와 레바논, 이라크로 이어졌다.
맥카티는 “이 모든 것을 옛 도시에서 했다”며 “도처에서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파편 속에 남아있는 IS 전사 옆에서 장난감 사진을 찍었다”며 “이 프로젝트의 기이하고 기괴한 현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는 아주 학구적이고 예술적인 관점에서 시작했다”며 “그러다 한 소녀가 피로 가득 찬 웅덩이를 그리는 것을 보고난 뒤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신유리 인턴기자 (shiny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