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아..피해자 마음의 상처 아물 때 해결"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기념사업 추진, 체계적 노력 기울일 것"
"한일 외교분쟁 원치 않아, 성폭력과 인권문제 교훈 삼을 때 해결"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 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 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다"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제1회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에서 이용수·박예남·깅경예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일일이 인사하고 장미 묘역으로 이동, 이미 돌아가신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헌화하고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내일 광복 73주년을 맞지만 이미 고령이 되신 피해자 할머니들께는 여전히 광복이 오지 않았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문 대통령은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과 지속적인 소통에 성의를 다할 것"이라며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 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 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기념사업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며 "피해자들의 증언과 시민사회, 학계의 노력으로 진실의 뼈대는 드러났지만 아직 길이 멀다. 기록의 발굴부터 보존과 확산, 연구지원, 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 문제가 한일 간의 외교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양국 간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가 전체 여성들의 성폭력과 인권 문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1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346차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8.08.01 deepblue@newspim.com |
문 대통령은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증언한 증언 영상을 시청하고, 헌시 낭송과 기념 공연을 지켜봤다. 일본군위안부 기림의 날인 8월 14일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다.
김 할머니의 증언 이후 전국의 생존자들이 피해 사실을 알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이날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로 지난 2017년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첫 번째로 치러진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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