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되면 평양이나 개성에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오픈"
5~6일 1000여명 참가하는 '전국 여성CEO 경영 연수' 진행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북한에는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이 많이 남아있고, 여성들의 음식 솜씨도 뛰어납니다. 북한 여성들의 식음료 창업을 지원한다면 남북한 모두에 윈윈이 될 겁니다."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지난달 18일부터 2박3일간 진행된 평양정상회담에 중소기업인 대표 자격으로 동행했다.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한 회장은 북한 여성 안내원으로부터 '꿩고기가 들어있는 만두'를 소개받아 시식하면서 남북경협 활성화 방안으로 여성 인력 활용을 떠올렸다. 나이 마흔에 자동차부품사 효령산업을 창업해 연매출액 7000억원대로 일구면서 '여성 창업'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터였다.
한 회장은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이 남북경협을 강렬하게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여건이 된다면 평양이나 개성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산하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분소를 만들어 북한 여성들의 창업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싱가폴 NGO(비정부기구) '노스코리아 익스체인지'가 북한측과 협조하에 여성 창업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북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 지원의 실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무경(가운데)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여성의 창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 [사진=이민주기자] |
남북경협 과정에서 북한 여성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여성기업인이 참여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한 회장은 "남북경협의 최우선 프로젝트의 하나가 개성공단 재가동"이라며 "개성공단에 여성기업이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실제로 수요 조사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기업 가운데 여성기업이 7곳 있는데 그 중 한 기업은 한국여셩경제인협회 회원사"라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국내 여성 기업인은 주로 식품, 음료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수출보다는 국내 시장에 집중돼 있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사업 안정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 회장은 "사업을 해보니 정말 중요한 것이 리스크 관리"라며 "남북한이 '제2의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확실한 보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양정상회담 동행과 관련, 한 회장은 "민족중대사에 혹시라도 방해가 될까 싶어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평양 거리가 밝아지고 플랭카드나 구호가 사라지는 등 활기찬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
2016년 1월 취임해 임기 만료를 2개월 앞두고 있는 한 회장은 △일자리 허브 플랫폼 구축 △여성기업 공동 브랜드 '여움' 개발 △공영홈쇼핑에서의 여성기업인 판로 개척 등의 성과를 남겼다. 성공한 여성기업인으로 여성경제인협회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무경 회장은 5일 부산벡스코에서 1박2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하는 여성경제인협회 주최 '전국 여성CEO 경영 연수' 행사에 전국의 여성 경제인 1000여명과 함께한다.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