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손혜원, 작년에 떼지어 다니며 사들여..그 덕에 엄청 올라"
일각선 "40년 전 가격 그대로, 올랐으면 다들 팔았지" 반박도
주민들, '투기로 보느냐' 질문하자 이구동성으로 "우리야 고맙지"
[전남 목포=뉴스핌] 김선엽 기자·박상우 인턴기자 =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인척과 지인 등을 동원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시범사업구역을 17일 하루 동안 다녀왔습니다.
손 의원의 측근 및 지인들이 매입한 건물 일대의 부동산 가격이 올랐는지, 또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일제 강점기 전국 6대 도시에 꼽히던 목포입니다. 이 곳 만호동과 유달동은 한 때 '개가 지폐를 물고 다닌다'던 목포 경제의 중심이었다고 합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목포 화신백화점 그리고 거리 곳곳의 적산가옥 등이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낡은 건물들만 쓸쓸히 세월의 풍파를 견디고 있습니다.
![]() |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시범사업구역<사진=박상우 인턴기자> |
이 곳 주민들 중 상당수는 손 의원이 일행들과 함께 이 곳에 자주 들른 것이며 여기 저기 건물을 사들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손 의원 측의 부동산 매입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우선 손 의원의 23살 조카가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 창성장을 찾았습니다.
창성장은 닫힌 상태였습니다. 창성장 건물 옆 오토바이 가게에서 평생을 목포에서 거주했다는 토박이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목포에서 82년 살았다는 정씨 할아버지와 70년 거주했다는 황씨 할아버지입니다.
어르신들께 '부동산 가격이 올랐냐'고 물었습니다.
"왜곡이지. 4배 올랐으면 다 팔았어. 안 팔 사람이 없지. 살 사람이 없어서 못 팔지. 20~30년 전에 집을 내놨어도 아무도 안 산 땅이야. 이익을 떠나 손혜원이 목포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구매했다고 생각해. 창성장은 팔려고 20년을 둔 집이었지만 손혜원이 구매했어."
![]() |
왼쪽 사진의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다른 건물들과 달리 붉은색으로 새로 인테리어가 된 건물이 창성장이다.<사진=박상우 인턴기자> |
"젊은이들이 캐리어 끌고 여기를 방문하니 거리가 살아나는 것처럼 느껴져. 40~50년 전에 젊은이들의 소리가 끊긴 곳인데, 작년부터 젊은이들의 소리가 들려. 4배씩 올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나는 40년 전 평당 400만원에 구입한 땅이 있는데 작년에 300만원 받고 팔라고 하더라고. 이 앞에 가게도 400만원에 산 땅인데 평당 250만원으로 떨어졌어."
손 의원이 이 거리에 관심을 가져 활기가 불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의 얘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창성장 앞 골목길에서 만난 목포 토박이 70세 김씨는 "작년 여름 손혜원 의원과 여러 사람들이 자주 방문해 집을 사러 왔다. 그 때문에 집값이 엄청 올랐다. 죽은 상권이라 밤에는 불도 안 켜지던 곳이었는데, 그 뒤로 몇 배씩 올랐다. 옛날 가격에는 죽어도 안 판다. 작년 같은 경우 시세보다 더 주고 샀다"고 전했습니다.
![]() |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좌측 사진 성동페인트 옆 건물 두 채와 우측 사진 건물 두 채 역시 손혜원 의원 측에서 구매했다.<사진=박상우 인턴기자> |
이번에는 실제로 건물을 팔았다고 주장하는 60대(추정) 여성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나이와 성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 여성은 "안 팔고 있었는데 부동산 아저씨들에게 전화가 와서 팔라고 했다. 다들 팔았다고 해서 팔았다"고 말했습니다.
'시세보다 비싸게 팔았느냐'고 묻자 "시세보다 조금 더 비싸게 팔았다. 내가 팔 때는 평당 200만원에 팔았다. 250만원에 판 사람도 있다. 기업은행 거리부터 줄줄이 팔았다. 작년 10월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스카이뷰. 1번 손소영 갤러리, 2번 창성장, 3·4번 건물도 손혜원 의원 측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박상우 인턴기자> |
주민들은 대체로 1~2년 전부터 이 곳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4배까지는 아니어도 40년간 제 자리를 지키던 가격이 지난해부터 꿈틀대고, 거래도 활발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워낙 오랜기간 개발에서 배제됐던지라 이를 두고 '폭등', '투기'라고 평가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쉽게도 몇 안되는 이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실들은 문을 닫았거나 인터뷰를 거절해 정확한 시장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마지막으로 80대의 한 할아버지도 역시 땅값이 배에 가깝게 올랐다고 얘기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내가 운영하는 금은방도 일제식 건물이라 작년에 팔려고 전화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주변 건물들은 다 팔렸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할아버지는 '손혜원 의원의 투기 논란에 대해 어찌 보느냐'고 묻자 "코로 방귀도 안 뀐다"며 부정했습니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