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과제·이행계획 점검 업무보고, 보통 1·2월 마무리
대북정책 이슈에 가려...부처별 새해 사업 '눈치보기' 극심
11개 부처, 2월말 준비 마쳐…총리가 대통령 순방 후 보고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아 정부부처 업무보고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개각에 밀려 한꺼번에 졸속으로 발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각 부처에 따르면 7일 현재 부처별 업무보고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장관이 조기 교체된 7개 부처 업무보고를 당겨 받은 이후 나머지 부처의 업무보고는 서면을 통해 실시한다고 했지만 이 마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산업부 업무보고 모습 [사진=청와대] |
이날에만 공정거래위, 국토교통부, 중소기업벤처부 등의 업무보고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한꺼번에 몰려 진행된다.
청와대가 이번주 후반기 개각을 예고한 상태에서 개각을 불과 하루 앞두고 몰아치기 업무보고를 진행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부처별 업무보고가 북미정상회담 등 대북이슈에 밀려 늦장 처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초 서면 업무보고를 하기로 했던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중소기업벤처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통일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등 11개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 현황 여부를 파악한 결과, 11개 부처 모두 업무보고를 완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장관이 교체된 7개 부처 업무보고를 당겨 받은 것이 전부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1일 교육부·고용노동부 업무보고를 진행했고, 12월 18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환경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12월 20일에는 국방부와 여성가족부 업무 보고를 진행했다.
부처 업무보고가 늦어진 이유는 북미정상회담이 2월 말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명운을 결정할 비핵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청와대는 한미 공유와 후속대책 논의 등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됐던 중폭의 개각 등 정부의 큰 의사결정이 뒤로 밀렸다. 정권의 성과를 내야 하는 집권 3년차에서 그 시작인 부처 업무보고가 대북 정책에 밀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국방부 업무보고 모습 [사진=청와대] |
한편 총리실과 청와대 수석실에 따르면 아직 진행되지 않은 부처별 보고의 경우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마무리된 16일 이후 이 총리가 보고하는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16일 신남방정책 대상국인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11개 부처는 2월 말까지 서면 보고 준비를 마쳤고 이를 이낙연 총리와 청와대 해당 수석실에 보고한 상태다. 현재 각 부처는 준비한 업무보고를 언론에 브리핑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총리가 해당 부처의 사업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각 부처의 서면 업무보고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신규채용 현황 등 각종 통계지표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재부 등 부처 업무보고가 미뤄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통상 새해 부처 업무보고는 각 부처별 한해 운영의 기본 골격이 되는 것이다. 보통 연초인 1월이나 2월께 대통령에 직접 대면보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 부처는 핵심 추진과제와 세부 이행계획, 주요 정책 목차 등을 망라하는 보고를 대통령 앞에서 발표한다.
또 부처별 업무보고를 준비하면서 1년 국정운영의 계획을 수립하고,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를 점검하면서 자칫 해이해지기 쉬운 각 부처의 기강을 잡음과 동시에 부처 정책이 국정 철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