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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마취된’ 재벌가에 수사 ‘정조준’

기사입력 : 2019년04월02일 14:57

최종수정 : 2019년04월02일 16:37

1일 SK그룹·현대그룹·남양유업 3세 '마약' 의혹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마약에 손을 뻗은 대한민국 재벌가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SK그룹과 현대그룹, 그리고 남양유업 3세들의 마약 혐의까지 잇따라 불거지면서 사정당국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전날 오후 1시30분쯤 성남시 분당구 한 사무실에서 SK그룹 일가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SK그룹 창업자인 故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故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로, 현재 SK그룹 한 계열사에서 근무 중이다.

[사진=경찰청 본청]

A씨는 지난해 3∼5월 사이 마약 공급책 2명으로부터 고농축 대마 액상을 18차례 구매해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대마 구매 및 투약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SK그룹뿐만 아니라 현대가 3세도 경찰의 마약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경찰은 마약 공급책과 A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현대가 3세 B씨도 같은 종류의 대마 액상을 구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현재 해외 체류 중이다.

이들이 구입한 대마는 대중에게 알려진 일반적인 대마초가 아닌 대마 성분을 농축해 액상으로 만든 카트리지로, 대마 특유의 냄새가 적어 주변 눈을 피해 자주 흡연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날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씨 역시 필로폰 투약 의혹이 터지면서 논란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2015년 11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으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반면 같은 혐의로 입건됐던 대학생 C씨 등은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이 과정에서 ‘봐주기 수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현재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내사에 들어간 상태다.

남양유업은 입장 자료를 내고 “황 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고, 황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오너 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마약을 구매하거나 투약한 재벌 일가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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