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청와대 직원들에 수석보좌관회의 생중계
"대립 부추기는 정치, 미래로 나아갈 수 없어"
"일하지 않는 국회,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뿐”이라며 “험한 말의 경쟁이기보다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가 이뤄지길 바라고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세상은 크게 변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며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려야 한다”며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이상, 민족의 염원, 국민의 희망을 실현하는데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서 열린 한국당 집회에서 연설을 하던 중 “(대통령 특별대담 때 사회를 맡은)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 받았다”며 “기자가 대통령에게 좌파독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도 못하느냐”고 밝혔다. ‘문빠’와 ‘달창’은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데 사용되는 비속어다.
나 원내대표는 같은 날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단어를 썼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막말 논란은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캡쳐] |
아울러 문 대통령은 공직자들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세로 다시금 각오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지금까지는 큰 틀을 바꾸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데 중점을 뒀지만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제는 정책이 국민의 삶 속으로 녹아들어가 내 삶이 나아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수보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 됐다. 이는 대통령의 제의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보회의가 생중계 된 것은 지난해 6월 처음 시작돼 이번이 세 번째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