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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아너20'으로 자생력 증명 시도..비관론도 만만찮아

기사입력 : 2019년05월22일 17:31

최종수정 : 2019년05월22일 17:37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 화웨이가 21일(현지시간) 브랜드 '아너'(Honor)를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 '아너 20' 시리즈를 출시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거래제한 제재를 받은 후 구글과 안드로이드 사업 중단, 인텔과 퀄컴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업체와 연도 끊기게 된 시점에서도 꿋꿋이 신규 제품을 발표한 것이다.

거래제한 제재 발효 전에 생산된 아너 20 시리즈 제품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없겠지만 문제는 차기 제품들이다. 화웨이는 이르면 올해 가을 자체 OS를 선보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 경쟁 생태계에서 화웨이표 OS가 생존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을 내비친다.

◆ '아너 20' 시리즈, 아마도 안드로이드 지원 최종 모델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화웨이가 영국 런던에서 공개한 아너 20과 아너 20 프로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9 파이(Pie)를 기반으로 하는 매직 UI2.0이 탑재된 모델로,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화웨이가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아너 20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2019.05.21. [사진=로이터 뉴스핌]

영국과 유럽지역에서는 이날부터 아너 20 사전예약을 실시했다. 그러나 카메라 성능이 더 좋은 아너 20 프로의 경우, "조만간 출시될 것"이라고 화웨이는 알렸다. 가디언은 20 프로를 늦게 출시하는 것이 회사의 원래 계획이었는지 아니면 미국의 제재 때문인 지는 언급이 없어 알 수 없다고 했다. 

두 제품은 아마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G메일, 유튜브 등 구글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마지막 아너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구글은 미국 상무부가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명단에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추가하자 화웨이와 사업중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오픈소스로 안드로이드 OS를 쓸 수 있지만 구글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상실하게 됐다. 

이후 상무부는 20일부터 90일간의 제재 발효 연기를 발표했고 구글은 이에 따라 오는 8월 19일까지 약 3개월 간 사업중단을 연기하기로 했다. 

즉, 화웨이가 이 기한까지 또 다른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다면 아너 20 제품군은 구글 서비스를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화웨이 스마트폰이 되겠다.

◆ '아너 20' 구매하려고 해도 향후 업데이트가 걸림돌

소비자들은 아너 20과 아너 20 프로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지원 최종 모델이라는 점에서 구매하고 싶어도 망설여진다. 구글은 기존의 화웨이 기기에 구글 플레이와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 보안 서비스를 계속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IT전문 매체 테크레이다(TechRadar)는 길어도 수 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향후 인터페이스, 안드로이드 OS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문제다. 화웨이는 8월 19일 이후부터 자체적으로 OS 업데이트를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알림이 뜨던 화웨이 스마트폰 스크린에서 이제 더이상 구글 측의 알림은 볼 수 없게 될 것이여서다. 

이제 화웨이 스마트폰의 최대 시장, 영국 등 유럽 지역 소비자들은 선택해야 한다. 한 번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몇 년 이상은 쓰는 이들이라면 섣불리 아너 제품을 구입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글 플레이 로고 앞에 놓여진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2019.05.20.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화웨이 자체 OS로 위기 돌파? '글쎄'

중국 매체 중국경영망(中國經營網)에 따르면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SNS 웨이보를 통해 지난 3월 미국이 제재를 가할시 '플랜B'로 예고했던 자체 OS를 이르면 올해 가을, 늦어도 내년 봄에는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웨이의 OS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컴퓨터, 태블릿PC, TV, 웨어러블 등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흥미로운 점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화웨이 자체 OS에서 구동해봤더니 앱성능이 60% 향상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화웨이 스마트폰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유럽과 동남아 지역 소비자들은 구글 앱스토어와 크롬에 익숙하다. 구글 서비스 지원이 끊긴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외 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구글의 서비스를 잃게 된다는 것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화웨이 제품 구매를 두 번 생각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분석 기관 IDC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비자 기기 연구부문의 브라이언 마 부회장은 "해외 시장에서 화웨이의 차기 휴대폰은 문진(文鎭·책장 또는 종이 쪽이 넘어가지 않도록 눌러 놓는 도구)이 될 것"이라며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화웨이는 자체 '앱스토어'를 개발해 자사 제품 이용자들만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공급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양강구도인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이제 막 개발 툴 투자에 나서기에는 문턱이 높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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