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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어디쯤 가고 있나] ④예술·체육계 성문제 혁신, 지금이 적기인 이유

기사입력 : 2019년06월04일 09:01

최종수정 : 2019년06월04일 13:52

미투운동 이후 사회 성인지 감수성 필요성 76.7%
문체부·여가부, 성평등 문화정책 최근 10년간 미뤄
정책 불시착 문제 되돌아 볼 필요성 대두

[편집자주] 지난해 문화·예술·체육계를 강타했던 ‘미투’바람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요? 힘들게 시작된 자정운동인데 혹시 이런저런 어려움에 부닥쳐 사그라든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합민영통신 <뉴스핌> 문화스포츠부 기자들이 취재해보니  ‘미투’는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도 당했다(Me too)”는 용기 있는 외침은 여전히 문화·예술·체육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뉴스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정부가 고민 중인 성폭력 대책은 무엇인지, 혹시 미진한 점은 없는지도 함께 들여다봤습니다. 

<목차>
① 피해자 호소에 귀기울인 정부
② 만연한 성문제 청산, 교육으로 첫 단추
③ 체육계, 스포츠혁신위원회로 구조 개혁
④ 예술·체육계 성문제 혁신, 지금이 적기인 이유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미투’ 운동에 정책 개선에 대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초 유난히 뜨거웠던 관심과 비교해보면 그 분위기가 상당히 식은 감이 없지 않다. 이를 두고 문화예술체육계에서는 피해자들의 용기로 찾아온 개선 기회와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관계자들은 지금이 성평등 문제를 해결할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 사회적으로 관심 높아…미투운동지지 비율 70.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투운동’으로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성인지 공감도는 확실히 변화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미투운동 이후 사회변화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비율은 70.5%다. 여성은 80.7%, 남성은 60.7%가 미투를 지지했다.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성인지 감수성 필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높은 편이다. 재판에서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76.7%가 성인지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성은 85.9%, 남성은 68%가 성인지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다만 성문제 해결 시스템 구축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미투운동으로 성평등 감수성에 대한 인지는 높아졌어도 현실적으로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신고했을 때 합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여성 중 62.9%가, 남성 중 57.2%가 성희롱, 성폭력 피해를 신고해도 합리적으로 처리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는 성문제 사건 처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와도 직결된다.


◆ 성평등 정책, 더 이상 미룰 순 없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문화연대 임정희 공동대표, 체육시민연대 허현미 공동대표 등 체육계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19.01.10 mironj19@newspim.com

성평등 문화정책의 필요성은 수차례 제기됐지만 10년간 제자리걸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내부에서는 시급성 차원에서, 여성가족부에서는 문화분야 성평등까지 다룰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표한 ‘성평등 문화정책 현황 및 발전방안’에 따르면 “성평등 문화정책 수행에 있어 두 주관부처인 문체부와 여가부의 문제의식, 사업방향성, 정책 필요성 등이 다르고 성평등과 관련한 정책목표 전략을 공유하지 않았기에 정책적으로 사각지대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울러 정책 수립 및 시행자들의 젠더 감수성의 부재와 무관심 역시 한계”라고 꼬집었다.

문화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성평등 문화정책 관련 문화예술계 전문가(381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성평등 문화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84%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체육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0여년 전부터 체육계에서는 구조 개혁을 위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매번 무산됐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체육계는 ‘미투운동’으로 다시 촉발된 내부 구조 개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스포츠문화연구소 최동호 소장은 지금까지 이러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해결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 혁신을 바란다면 지금까지 계속 거론됐던 방안들로 고쳐지지가 않으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태껏 사건이 있을 때마다 체육계나 시민사회에서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들을 적용할 필요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 이것만은 정책에 꼭 반영해야

[수원=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23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23 pangbin@newspim.com

문화예술계 내부에는 성문제에 대한 경계가 희미하다. 예술인들은 지도를 위해 만진 것이라는 해명으로 자신의 죄를 덮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문제를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는 교육과 성문제 인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조사한 문화계 성평등을 위해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을 보면 ‘성차별 인식개선’(57%)이 가장 높았다. 향후 성평등 문화정책 수립 시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사항으로 ‘성차별 금지법과 같은 관련 법 제정’(28%), ‘고용 투명화 시스템 구축’(23%) 등이 거론됐다. 

체육계에서는 대한체육회의 개선 문제가 언급됐다. 사실 스포츠 현장, 초·중·고교·대학, 실업팀 등에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대한체육회다. 아무리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포럼을 열어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가하는 대한체육회의 변화가 없으면 좋은 정책도 현실화되기 어렵다.

보다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도 필요하다. 정책을 위한 정책이 아닌 실현 가능성이 있고, 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최 소장은 “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하는지 실행방안이 나와야 한다. 말로만 스포츠 인권을 강조해서는 안된다. 스포츠혁신위는 구체적인 이행방안, 제도적 방안을 생각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인권감찰관제, 스포츠전문인권강사 양성, 특별사법경찰관제 등이 있다”며 “매번 문제가 생기면 '징계를 의뢰함' '수사를 의뢰함'으로 끝난다. 이런 사이에 피의자는 다 부인하고 시간만 끌다가 흐지부지됐다. 이런 인권 문제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서는 특별사법경찰관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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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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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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