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에서 얼마 전 치러진 대학 수능시험에서 고대 유물인 ‘인장(도장)’이 시험 문제로 출제돼 화제가 되고 있다.
6월 7~8일 중국 전역에서 시행된 대학 수능시험 ‘가오카오(高考)’에서 독특한 형태의 인장이 수학 16번 문제에 등장해 많은 눈길을 끌었다.
2019 중국 대학 수능시험 수학 16번 문제 [사진=바이두] |
시험 문제는 두 종류 이상의 정다각형으로 구성된 ‘반정다면체(半正多面體)’ 형태로 된 인장의 면과 모서리 개수를 맞추라는 것이었다.
이후 한 중국 수험생이 수능에 출제된 인장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삽시간에 온라인상에서 퍼졌고, 해당 인장에 관심이 모아졌다.
13일 중국 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해당 인장은 본명이 독고여원(獨孤如願)인 두구신(獨孤信)이라는 중국 남북조 시기 고위관료가 만든 것으로 산시(陜西)역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중국 남북조 시기 고위관료인 두구신인 만든 '반정다면체 인장' [사진=바이두] |
산시역사박물관의 관계자는 “이 인장이 이렇게 화제가 될줄 몰랐다”며 “수능 시험 전에 이 인장이 시험 문제로 채택된 것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구신이 발명한 해당 인장은 독특한 형태로 눈길을 끌고 있다. 대개 인장은 직육면체, 정육면체, 원기둥 형태인데 해당 인장은 26개 정육면체와 삼각형으로 구성된 반정다면체로 좌우대칭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중국 옛 문헌 ‘주서(周書)’ 기록에 따르면 두구신은 문무(文武)를 겸비한 자로 북위 말년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기 친구 우문태(宇文泰)가 훗날 잘되리라는 것을 알아보고 줄곧 그를 따랐다. 이후 우문태가 서위(西魏) 실권자에 오르면서 두구신도 높은 자리에 올라 여러 직책을 겸했다.
당시 여러 직책을 맡고 있던 두구신은 각종 공문서에 회신할 때마다 그에 맞는 도장을 일일이 찾아야 하는 불편을 겼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인장을 한 데 모은 반정다면체 인장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두구신은 딸 7명 중 세 명을 모두 황후로 만든 신화적 인물로 유명하다. 그의 세 딸이 각각 주나라, 수나라, 당나라의 황후가 된 덕분에 두구신은 중국에서 ‘세 왕조의 장인’으로 불린다.
한편, 화제가 된 시험 문제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인장이 멋진건 알겠는데 문제는 너무 어렵다” “옆에 참고 그림을 봐도 푸는 게 쉽지 않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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