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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한일 외교전 우군 확보는 아직…포스트 WTO 전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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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이사회 참석국, 팽팽한 한일 대립에 판단유보
정부, WTO 제소·외교적 해결 동시추진할 듯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24일(현지시간)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 계기 펼쳐진 한일 국제 외교전에서 양국은 뚜렷한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한일의 상반된 입장을 본격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를 막기 위해 WTO 제소 거모를 비롯한 압박전략과 함께 외교적 노력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이사회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WTO 일반이사회 예상된 결과지만 분위기 나쁘지 않아

우리측 수석대표로 24일 이사회에 참석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일본측 조치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한 한일간 갈등에서 기인한 조치였다”며 “정치적 목적에서 세계무역을 교란하는 행위는 WTO 기반의 다자무역질서에 심대한 타격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이어 “일본측 조치는 한국 핵심 산업인 반도체산업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으나, 국제적 분업구조상 이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산업생산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본 측은 자국의 조치가 강제징용 사안과 무관하며 안보상의 이유로 행하는 수출관리 차원의 행위이므로 WTO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우리 측은 공개적으로 일본에 고위급 대화를 제안했으나 일본은 응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미국을 비롯한 제3국들은 별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번 이사회 의장인 태국 WTO 대사만 양국 간에 우호적인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외교가에서는 예상된 결과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일의 입장에 대해 청취하는 정도이지 어느 나라를 지지한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자리이며 결국 WTO 제소 절차에 들어가야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본격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참석국 대표들도 한일의 논리에 대해 미리 완전한 준비를 해온 것이 아니고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에 대한 권한을 다 가진 것도 아니어서 쉽게 얘기할 수 없다”며 “다만 우리 의견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돼 결코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교협의 가능성 거론…"장기적으로 준비해야"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 위해 24일까지 총 3만건이 넘는 의견을 접수했으며, 각료회의 결정을 거쳐 8월 중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접수된 의견 중 90% 이상이 찬성하는 쪽이었으나 우리 정부와 기업, 경제단체들의 의견서도 상당수 전달돼 일본도 분석에 시간이 필요하다.

한일 경제전쟁이 심화되면 경제·산업계에 큰 타격이 간다는 판단 아래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우리는 외교적 협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일본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면 예기치 못한 사태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책임을 일본에 돌리고 있으나 외교적 협의를 통해 서로 조금씩 물러날 여지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일 간 물밑 접촉은 일부 있으나 공식적인 양자협의는 끊긴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은 8월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을 계기로 아세안 주요국가들을 상대로 자국의 입장을 알릴 방침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양자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 교수는 “일본의 입장이 빠른 시간 안에 번복될 가능성은 없어 우리로선 압박은 압박대로 하고 준비는 철저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한일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궤를 같이해 움직일 가능성도 있어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외교협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충식 가천대 대외부총장은 “한국은 역사의 채무국이지만 이제 신뢰의 채무국이 됐다는 표현이 나왔다”며 “국제사회 여론은 역사적 특수성을 이해하기보단 국제법과 관행을 많이 보기 때문에 우리 편이 많지 않고 외교적 해결도 어렵다”고 우려했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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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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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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