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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품 불매운동]니콘·혼다 피하고 싶은데..."대체상품 없어요"

기사입력 : 2019년07월29일 16:17

최종수정 : 2019년07월29일 16:17

니콘·캐논 대체상품 사실상 없어
오토바이·프라모델·미술용품도 마찬가지
“효과 반감 되는 건 아닌지”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제품의 경우 대체상품이 마땅치 않아 국내 소비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가격과 성능 면에서 우수한 일본산을 따라잡기 위해 국내 기업이 기술력 향상을 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니콘·캐논 디지털카메라 대체상품은 3000만원 '라이카'?

29일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와 대체 상품을 알려주는 인터넷 사이트 '노노재팬'(nonojapan)에는 일본 디지털카메라 제조업체 '니콘'과 '캐논'이 불매운동 대상에 해당되지만 대체가 어렵다는 하소연이 게시됐다.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니콘과 캐논, 소니 등 일본 기업들이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디지털카메라를 판매하고 있으나 2016년 이후 신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한 상태다.

현재는 2016년 이전에 삼성전자가 출시한 디지털카메라만 온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생산이 중단된 데다 애프터서비스(AS)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니콘과 캐논을 대체할 국내 제품은 사실상 없다는게 중론이다.

[사진=인터넷 사이트 '노노재팬' 홈페이지 갈무리]

일각에서는 스웨덴 카메라 제조업체인 '핫셀블라드'와 독일 브랜드 '라이카'가 대체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전문가용 카메라만 판매하고 있는데다 높은 가격을 자랑하고 있어 일반 소비자들이 취미용으로 구매할 만한 제품은 사실상 없다.

촬영하기 쉬워 DSLR(Digital Single-Lens Reflex Camera) 입문용으로 알려진 '캐논 EOS 200D' 본체는 29일 기준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저가가 50만원이다.

반면 라이카의 DSLR 제품인 '라이카 S2' 본체 가격은 3000만원이다. 핫셀블라드 제품 가격도 대부분 1000만원 이상이다.

◆ 프라모델·오토바이부터 미술용품까지..."대체 쉽지 않아"

일본 기업 '스즈키', '혼다'가 생산하는 오토바이도 대체할만한 상품이 마땅치 않다. 국내 기업인 대림과 KR모터스가 오토바이를 생산하고 있지만 미들급(배기량 600cc) 이상 모델은 생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쿼터급(배기량 250cc)의 경우 일본 모델이 국내 모델보다 성능 면에서 월등하다고 알려져 있어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서울 소재 모 오토바이 판매·수리업체 관계자는 "국산 메이커가 일본 메이커 성능을 따라올 수 없다"며 "쿼터급 이상의 경우 손님들이 아무래도 일제를 더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오토바이 대신 BMW나 할리데이비슨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면서도 "모델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본 모델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고 했다.

'기동전사 건담' 프라모델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기업 '반다이'(BANDAI) 제품 역시 대체가 어렵다. 노노재팬은 프라모델 대체상품으로 국내 프라모델·완구 제조업체 '아카데미'를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아카데미는 반다이서 제조한 건담 프라모델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반다이가 건담에 대한 독점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 구매하든 반다이 제품을 사게 되는 구조다.

일본 미술용품 역시 국산으로 대체가 쉽지 않다는게 일부 전문가들 의견이다. 국산 미술용품이 있지만 전문용품으로는 질이 다소 떨어져 일본 제품을 쓸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란 것이다.

서울 소재 모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30)씨는 "일본 물감 브랜드인 홀베인은 한국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발색력이 월등해 전문가들이 많이 사용한다"며 "'물감은 홀베인'이란 말이 공식처럼 굳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국산 물감도 좋지만 국내에서 못 만들어내는 색깔이 있어 색감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효과가 반감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직장인 이모(29)씨는 "대체상품이 없으니 무작정 일본 제품을 사지 말자고 운동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일부 분야지만 계속 일본 제품을 소비하면 불매운동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늘어 국내산에 대한 수요도 늘었을 것"이라며 "이번 불매운동을 계기로 시민들이 많이 구매할 수 있게 국내 기업도 기술력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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