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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한일 냉각기 오래 갈 것...이해관계 절충점 찾아야"

기사입력 : 2019년08월04일 08:42

최종수정 : 2019년08월04일 08:42

전문가들 "한일 초강경 맞대응…실익 우선한 협상 필요"
하종문 "문재인 대통령 발언, 정부 조치에 정당성 부여"
신범철 "해결책 없이 일본탓만 하면 결국 기업들만 피해"

[서울=뉴스핌] 허고운 노민호 기자 = 일본이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자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도 단계적으로 대응조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맞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1965년 한일 수교 이래 양국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지적하며 감정보다는 실익에 우선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시 국무회의 모두발언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9.08.02 mironj19@newspim.com

◆日, 예상대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의결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를 열어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수출규제를 비판했으나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자국 입장을 고수했던 만큼 예상된 결과였다.

이날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서 고노 외무상과 다시 만난 강 장관은 “일방적이고 독단적 조치”라고 항의했으나 “불만의 근원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날선 대답을 들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례적으로 생중계되는 모두발언을 통해 일본을 규탄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일 갈등의 책임은 명백히 일본에 있다고 강조하며 “일본 정부의 조치에 따라 우리도 단계적으로 대응조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 경제를 의도적으로 타격한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조치로 어려움이 더해졌으나 다시는 일본에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 국민이 힘을 모아 극일(克日) 노선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부처별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의 후 브리핑에 나선 홍 부총리는 한국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 배제 등 수출규제 및 보복조치 관련 발표’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문을 읽고 있다. 2019.08.02 alwaysame@newspim.com

◆"문 대통령, 한일관계 전반 위기로 인식"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발언과 정부 발표는 일본에 우리 정부의 명확한 의지를 드러내며 국론을 결집한다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은 이번 조치가 무역 차원의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으로선 한일관계 전반의 위기의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발언은 우리 정부가 해온 조치에 대한 정당성도 부여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이어 “그동안 한일 양국이 충돌한 것은 주로 역사 문제였는데 이번은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기반인 경제를 흔드는 것이라 해방 이후 최악의 한일관계를 맞았다고도 볼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을 향해 협력을 촉구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경제적 도전을 강경 대응으로 풀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원론적인 입장을 표현하면서도 향후 카드를 더 꺼낼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김충식 가천대 대외부총장은 “한일 양국 모두 협상의 수요가 생기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일단 포성을 높여야 협상 주도권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은 양쪽 모두 퇴로 없이 문제를 꼬아가고 있어 양국관계 냉각기는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양국 정부가 초강경 대응을 주고 받으며 한일 관계가 당분간은 평행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에 대체로 동의했다. 양쪽 모두 국내 정치적인 요인도 있어 입장을 바꾸기 어려운데다 다가오는 15일 광복절에 또 한 번 한국의 강경 메시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걸려있던 일장기가 일본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에 대한 항의표시로 내려지고 있다. 이 날 일본은 국무회의를 열어 '수출우대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배제를 확정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의결 했다. 2019.08.02 pangbin@newspim.com

◆"선명성 경쟁으론 해결 안돼…美 중재 가능성도 낮아"

하 교수는 “8월 28일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시행되고 9월 이후 기업의 피해가 확인되면 상황이 달라져 정부도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지 않을 수 없다”며 “8월은 물밑 접촉이든, 공식 대화든 여러가지 형태로 외교적 절충을 해야 할 마지막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도 한일 문제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전망이 보이지 않고 해결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이 약해 보인다”며 “양국이 화해할 정도의 적극적인 중재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감정적 대응보다는 실익과 이해관계에 입각한 협상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부총장은 “한일 관계가 꼬인 이유 중 하나는 실익보다는 선명성 경쟁으로 실익을 놓쳤기 때문”이라며 “일본과 국제사회를 설득하려면 감정적으로만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미국도 중립처럼 보이지만 우리 편을 뚜렷이 들지 않기 때문에 중재를 기대하긴 어려워 만만치 않은 상황인 만큼 우리에게도 실익이 있고 일본의 이해관계에도 맞는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센터장은 “해법이 없이는 한일 관계가 풀리지 않아 양국이 서로 상대의 행동을 요구하며 냉각기와 대치기를 거칠 것”이라며 “결국 해법은 일본의 경제제재 철회와 우리의 강제징용과 관련한 방안을 내놓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중재안으로 알려진 한국의 일본기업 압류재산 처분 중단과 같은 데 답을 해야 하며 아무런 답변 없이 일본 탓만 한다면 결국 피해는 기업들만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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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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