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이틀째 공항 점거 아수라장..발묶인 여행객, 항의도
美, 중국군 홍콩 주변 이동에 촉각..무력 진압 우려 고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범죄인 인도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12일에 이어 13일 오후에도 홍콩 국제 공항 점거에 나서는 과정에서 진압 경찰과 충돌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 중국 정부가 홍콩 주변에 중국 군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홍콩 공항서 경찰-시위대 충돌..이틀째 마비에 ‘아수라장’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수천 명의 홍콩 시위대는 이날 오후 홍콩 국제 공항에 집결한 뒤 출국장을 중심으로 공항 점거에 나섰다.
홍콩 경찰과 시위대가 공항 주변에서 충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검은색 티셔츠 등을 입고 공항에 집결한 시위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출발 게이트를 봉쇄, 출국 업무를 중단시켰다.
이후 홍콩 공항 당국은 “출발 여객기의 체크인 서비스가 오후 4시 30분부터 중단됐다”면서 “여행객들은 가급적 공항을 떠나라”라고 밝혔다. 다만 공항 당국은 홍콩으로 들어오는 항공기 착륙은 예정대로 허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밤 11시를 전후해 진압 경찰과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하면서 시위대가 머물던 국제 공항 안팎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일부 진압 경찰은 공항 외곽에서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추격하면서 공항 건물 내부로 잠시 진입하기도 했다.시위대도 바리케이트를 급히 공항 현관에 설치한 뒤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공항 곳곳에서 응급 치료를 받기도 했고 진압 경찰은 공항 외곽에서 일부 시위대를 검거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공항 내에 머물던 한 남성을 시위대를 가장한 ‘비밀경찰’이라며 몸싸움 끝에 붙잡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홍콩 국제공항은 이날 오전 6시 탑승 수속 등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이날 오후 출국 업무가 다시 마비되면서 홍콩을 떠나려던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틀째 출국을 하지 못한 여행객들의 불만이 고조되며 일부는 시위대에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다.
여행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일부 시위대는 출국장에 ‘미안하다’는 손글씨를 붙이거나 일부 여행객들에게 물과 과자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홍콩국제공항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려는 탑승객을 시위대가 막아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중국군 이동 언급..폼페이오-양제츠 전격 회동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격화되는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 중국 정부가 홍콩 주변에 군대를 이동시키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정보기관들은 중국 정부가 홍콩 국경으로 군대를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면서 “모두가 진정하고 안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재진에게 “홍콩 사태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 “나는 자유(증진)를 위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 중국을 포함해 모두에게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아무도 다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CNN 방송 등 외신들도 중국 인민해방군 장갑 차량 등이 홍콩 인근 선전 등으로 이동하는 중국 언론 매체 의 화면 등을 인용, 홍콩 주변으로 중국군의 이동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이날 뉴욕에서 전격 회동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양제츠 정치국원을 만나 미중관계에 관해 광범위하게 의견 교환을 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양측의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홍콩 시위 사태를 둘러싸고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지난 2일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등 서방이 홍콩의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중국은 강력히 분개하고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정부는 홍콩 민주화 시위 지도부와 홍콩 주재 미국 영사가 만나는 사진과 신원이 중국 매체에 의해 공개되자, 중국을 겨냥해 ‘폭력배 정권’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