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출 금지 등 공급 차질 우려 반영
스테인리스강·전기차 등 수요 증가도 영향
전문가들 “가격 상승 속도 지나치게 빨라” 경고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니켈 가격이 꾸준히 올라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최근 반등에 나서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LME(London Metal Exchange) 원자재 관련 지수 동향 [자료=블룸버그(Bloomberg), 대신증권] |
28일 금융투자업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톤당 16.250달러를 기록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10달러 중반에서 출발했던 연초 대비 50%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다른 원자재는 물론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귀금속 분야의 금과 은마저 제칠 만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증권가에선 글로벌 최대 공급자인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 이슈 등으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니켈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7월 인도네시아, 뉴칼레도니아 자연재해에 이어 인도네시아 정부의 수출 금지령 조기 시행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10월까지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스테인리스강, 전기차 배터리 관련 수요가 나란히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STS) 제조에서 약 65%가 소비되는 금속이자,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니켈 수요 증가는 스테인리스강 수요 증가 및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가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의 7월 니켈 베이스 스테인리스가 총생산량이 연초 대비 24.8% 증가했고, 6월 글로벌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7% 상승하는 등 관련 수요 기대감이 유입면서 니켈 재고 감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니켈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Bloomberg), 한국투자증권] |
이처럼 니켈 현·선물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파생상품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대신 2X 니켈선물 ETN(N)’은 연초 7550원에서 최근 1만5000~1만6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장중 1만7715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해당 상품은 대신증권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이다.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매출권에 투자한 하나니켈 1·2호 펀드 역시 지난 3월 사상 최저치를 터치한 이후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이 지난 2007년 12월 설정한 세계 최초의 니켈 개발 상품으로 지난 10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설정액 대비 순자산 규모가 50%를 밑도는 등 부침을 겪다 최근 6개월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추가 상승 여력이 이전보다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규 투자에 대해선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원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니켈 가격은 수급보다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며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이 가격에 하방압력을 가할 수 있어 오는 2020년에는 톤당 13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 역시 “공급차질, 계절성 등 대내외 상황을 감안할 때 현재의 가격 상승속도는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2번째 임기가 오는 10월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10월까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되면서 당분간 현재 가격 레벨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