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NH증권 사옥, 3.3㎡당 2200만원·1889만원에 매각
엠디엠운용, 유수홀딩스 매입 우협..삼성생명 빌딩도 절차 진행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 여의도에서 오피스빌딩 매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오래된 여의도 빌딩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해 가치를 올려 되파는 '밸류애드'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여의도에서는 메리츠화재 사옥, NH투자증권 사옥, 유수홀딩스 빌딩을 비롯한 다수 건물이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우선 메리츠화재 여의도사옥은 지난 7월 종합부동산 회사인 신영에 팔렸다. 메리츠화재 여의도사옥은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2길 11(여의도동 25-1)에 있다. 지난 1983년 10월 준공된 이후 22년간 메리츠화재 본사로 활용됐다. 지하 4층부터 14층까지 사용 중이다.
매각대금은 3.3㎡당 2200만원으로 총 1200억원이다. 이는 여의도권역(YBD) 오피스 거래로는 단위면적당 최고가 수준이다. 계약방식은 세일즈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임대)이다. 신영은 사옥을 매입한 후 3년간 메리츠화재에 임대를 한 다음 오피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이 건물은 용적률(전체 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에 여유가 있어서 증축이 가능하다. 건물의 용적률은 535.98%며 용도지역은 일반상업지역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일반상업지역 건폐율은 60%, 용적률은 800%가 법정 최대한도다. 용적률을 한도치까지 활용하면 14층인 건물을 최대 20층까지 증축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사옥은 다음달 마스턴투자운용에 팔린다. NH투자증권 여의도 사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60(여의도동 23-4번지)에 있는 연면적 4만5499㎡(약 1만3787평) 오피스다. 매각대금은 3.3㎡당 1889만원으로 총 2600억원이다.
NH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사진=NH투자증권] |
NH투자증권은 여의도 사옥을 판 뒤 다른 건물로 이동하기 전까지 1~2년 정도는 기존 건물에 임차인으로 남아있을 예정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NH투자증권과의 임대차 계약기간이 끝나면 이 사옥을 오피스텔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매입이 완료되지 않아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유수홀딩스 빌딩(구 한진해운 빌딩)은 엠디엠투자운용에 팔릴 예정이다. 엠디엠투자운용은 최근 유수홀딩스 빌딩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됐다.
유수홀딩스 빌딩은 서울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근처에 있는 오피스빌딩이다.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2길 25(여의도동 25-11)에 있다. 지하 4층, 지상 20층, 연면적 약 4만9968㎡ 규모다. 건물은 본관, 별관, 테라스원 3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매각가격은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최근 메리츠화재 빌딩, NH투자증권 빌딩이 높은 가격에 매각된 분위기에 힘입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연말쯤 매각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엠디엠투자운용은 "양해각서를 체결해 자산실사와 자금모집을 진행한 뒤 매입을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인 여의도빌딩(구 SK증권 빌딩)을 매각할 예정이다. 새로 바뀐 국제회계기준 바젤III에 맞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성생명 여의도빌딩은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2길 24(여의도동 23-10)에 있다. 지난 1995년 준공됐고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다. 삼성생명은 현재 부동산자문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여의도 오피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의도 빌딩은 대체로 준공된지 오래된 게 많아 용적률에 여유가 있고 증축이나 재건축을 거쳐 수익성을 높이기 좋기 때문이다.
글로벌 상업부동산 서비스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진원창 리서치팀장은 "여의도 빌딩은 공간활용도가 더 높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지을 여지가 있다"며 "증축, 재건축, 리모델링을 비롯한 밸류애드(자산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치부가 작업)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좋은 조건이라 여의도 오피스 자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금융사들이 대거 오피스를 매각하는 것은 여의도 중심으로 빌딩가격이 높아진 데 따라 매각차익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라며 "보험사의 경우 새로 바뀐 국제회계기준 바젤III에 맞추기 위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각에 나서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