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건 보복행위 조사했지만... 7건 무혐의, 7건 심의절차 종료 판정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5년 간 보복행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처벌 또는 시정조치로 이어진 경우는 단 1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5년간 14건의 보복행위에 대해 조사를 했으나 이 중 7건은 무혐의, 나머지 7건은 심의절차 종료 판정을 내렸다.
심의절차 종료 판정이란 추가로 증거가 발견되면 심의를 진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피심인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무혐의 결정과 같은 효력을 나타낸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실제로 하청업체 A기업은 지난 2017년 7월 원청인 삼성중공업을 공정위에 신고하려했으나 원청의 설득으로 신고를 철회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중공업으로부터 협력업체 최하위 평가를 받고 이로 인한 물량 축소, 경고장 발부, 개선계획 수립 강요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의 2차 하청업체인 B사 또한 1차 하청인 세진중공업으로부터 보복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B사는 현재 공정위가 세진중공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에 세진중공업이 B사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을 주기 위한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복행위는 공정거래법 제19조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사항이다. 하도급거래 과정에서 불공정하도급 행위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거나 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신청, 또는 공정위의 요구에 따라 자료를 제출한 행위로 인해 수주기회를 박탈하거나 거래 정지, 그 밖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를 위반한 경우 필요한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 부과,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제 의원은 “하도급 거래관행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위법한 하도급거래에 의한 이익보다 부당 하도급거래에 대한 공정위의 처벌이 훨씬 강도 높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 의원은 이어 “특히 보복조치와 같은 공정위의 정상적 행정처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