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수도권 숙박업소 20개소 대상 안전실태 조사
모든 업소, 스프링클러 설치 안해..95%, 비상구 통로에 장애물 '위험'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여행 문화 확산에 따라 국내 여행 중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여행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수도권 숙박업소 대부분이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 있지 않아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 숙박업소(일반숙박업소) 20개소에 대한 안전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조사는 수도권에 있는 모텔·여관·여인숙 등 일반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했다.
일반 숙박업소 소방시설 설치 현황[자료=소비자원 제공] |
소비자원에 따르면 조사 대상 숙박업소 20곳 모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 발생 시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20곳 중 19곳(95%)은 비상구 통로에 장애물이 쌓여 있어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다. 전체의 95%에 해당하는 19곳은 2015년 강화된 객실 내 완강기 설치 기준에 부적합했다.
아울러 객실 안팎의 개구부가 모두 현행 규격에 적합한 업소는 4개(20%)에 불과했다.
바닥 면적이 33㎡ 이상인 객실에는 소화기를 비치하도록 의무화 했지만, 국내 대부분의 숙박업소 객실 면적은 33㎡ 이하로 설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로 조사 대상 20개소 중 18개소(90.0%)에는 객실 내 소화기가 구비돼 있지 않았다.
다만 조사 대상 20곳 모두는 2015년 소방 기준이 강화되기 전에 인·허가를 받은 일반 숙박업소다. 따라서 개정된 '소방시설법' 소급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법을 위반했다고 할 수 없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화재로 다수의 사망과 부상 사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초기 화재 진압이 가능하도록 객실 면적과 관계 없이 소화기 구비를 의무화하고 기존보다 강화된 완강기 개구부 설치 기준을 소급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실제 지난해 국내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화재 417건 중 119건이 객실 내 발화가 원인이었다. 특히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한 숙박업소 유형은 일반숙박업소(화재사고 232건)로, 사망·부상 사고는 각각 15건, 76건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방청에 △숙박업소 내 소방시설 관리·감독 강화 △완강기 설치 강화 기준 소급 적용 △객실 내 소화기 비치 의무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