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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문화재 복원] ③박지선 교수 "논문보다 전문성 고려해야"(인터뷰)

기사입력 : 2019년10월30일 09:01

최종수정 : 2019년11월19일 11:28

자격증으로 전문가 되는 세태는 곤란
실적 쌓기 위한 문화재 보존 사라져야

[편집자] 2019년 현재 해외로 불법반출된 문화재가 18만점이 넘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국내로 가져오고 싶지만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쉽지는 않은 게 현실입니다. 문제는 해외에 있는 문화재가 세월이 흐르면서 손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밖에 있지만 우리에게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해외문화재 복원사업이 중요한 이유지요. 해외에 흩어진 문화재를 우리 기술로 복원하는 의미는 무엇이며, 문화재복원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보완할 점은 없는지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들여다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지선(58) 용인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는 국내외로 알아주는 서화 보존과학 전문가다. 우리나라에서 해외 박물관의 한국 문화재 보존을 최초로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1999년 캐나다 로얄온타리오뮤지엄 소장품 '백동자도' 보존처리를 시작으로 20여년 해외 박물관의 한국문화재를 수리하고 보존하는데 힘쓰고 있다.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동양학 석사를 마친 박 교수는 1986~1993년 일본 교토국립박물관 문화재보존수리소에서 회화, 서적류 문화재 보존수복과정을 거쳤다. 그 기간 한국과 중국, 일본의 서화를 비교하고 연구하며 한국 서화를 보존할 자양분도 얻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박지선 교수 2019.10.24 89hklee@newspim.com

1999년 캐나다 오얄온타리오뮤지엄의 '백동자도' 보존처리를 마친 후에도 해외 박물관과 교류를 이어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뮤지엄(LACMA)의 길 스위슨 큐레이터는 한국 문화재 전문가가 직접 박물관 소장품의 훼손을 고쳐주길 원했다. 박 교수는 여섯 조각으로 갈라진 거대 불화 '영산회상도'를 비롯해 '시왕도' '나한도' 등 해외박물관의 우리 서화를 연구하고 다시 숨을 불어넣어줬다.

박 교수는 2010~2011년 LACMA가 소장한 '석가여래설법도' 보존처리를 위해 직접 현지로 떠났다. 문화계 관계자들은 해외 박물관과 소통하며 우리 문화재를 보존, 수리할 사람은 박지선 교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정재문화재연구소에서 만난 박지선 교수는 "해외로 간 우리 문화재를 보존하는 일은 계속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의 소장품 '호랑이' 표작도는 저도 처음 봤다. 진짜 이산가족 만난 느낌이랄까. 공예적 성격이 강한 족자였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박물관으로 간 우리 문화재를 수리하는 건 입양 간 아이를 한국에서 밥 먹여 통통히 살찌워 보내는 기분이에요. 사실 해외 문화재 보수 작업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죠. 연구를 통해 역사적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해외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기회이기도 해요. 혹자는 '환수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럴려면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해요. 억지로 뺏어올 수 없어요. 오히려 환수하려 하면 다 숨어버립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경기도 박물관 소장품을 보존처리하고 있는 박지선 교수 2019.10.24 89hklee@newspim.com

박 교수는 일본이 우리보다 해외로 간 문화재를 수리하고 보존하는 데 앞서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19세기 말부터 학예사, 표구사들이 스미소니언 같은 해외 굴지 박물관에서 자신들의 문화재를 보존처리하는 일을 했다"며 "도쿄예술대학 교수였던 히라야마는 직접 일본 그림을 보존처리하는 스튜디오를 꾸렸다. 그러면서 해외 굴지의 박물관 소장품을 수리했다"고 설명했다. 

"저희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등이 맡다 2012년부터 국외소재문화재단이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보수하는 일을 전담했는데 일본에서는 19세기 말부터 학예사, 표구사들이 스미소니언 같은 해외 굴지 박물관에서 자신들의 문화재를 보존처리하는 일을 했어요. 그걸 보고 우리나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따라 시작한 거죠. 2012년부터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전담하게 됐습니다. 한가지 걱정은 너도나도 하니 따라하는 거예요. 그러다 실적 쌓기를 위한 문화재 보존이 될 수도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박지선 교수는 효과적인 보존을 위해 분야별 '전문성'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문가가 필요 없는 나라"라며 "경험이 없고 연구하지 않은 전문가만 있을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실적을 쌓기 위한, 연구를 위한 연구는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는 당시 만든 사람들이 쓴 재료와 기술을 알아내는 게 중요해요. 우리나라는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가 없어요. 문화재는 재질마다 활용할 기술이 다른데 자신의 전공도 아니면서 여기저기 다 숟가락 얹어 논문을 쓰기도 하죠. 성과로 남으니까요. 저는 학생들에게도 이렇게 말해요. '도자기 보존 처리를 하고 싶으면 방학 동안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봐'라고요. 재료와 기법을 알지 못하면 훼손된 문화재를 처리하는 과정이 거꾸로 진행되는 거예요. 자격증만 있으면 된다는데, 자격증은 시험일 뿐입니다. 그걸로 평가받을 수는 없어요."

그러면서 박 교수는 해외에서도 문화재 보수에는 '전문성'이 단연코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자격증과 면접, 시험, 논문 등 성과로 나타나는 '숫자 채우기'식 보존처리만 앞세운다며 답답해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문화재 보존을 진행하는 지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박지선 교수 2019.10.24 89hklee@newspim.com

"유럽 박물관에는 보존처리부서가 소속돼 있지 않아요. 보전처리 전문가는 개인이고, 프리랜서로 활동합니다. 일본도 그렇고요. 그렇게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거죠. 종이 분야 전문가는 평생 종이 연구를 하는 거예요. 일본 문화재보존과학은 예를 들어 종이에 훼손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섬유 분석도 하고 재질 분석도 해요. 그리고 최대한 원형과 같은 것으로 만들려고 개발합니다. 이런 게 필요하죠. 우리나라는 자격증이 있거나 기관에서 시험을 쳐서 보존과학 전문가를 채용해요. 면접장에 가보면 실제로 유물을 만져본 사람이 없어요. '직물 빼고 다 할 수 있다' '일본의 마애불 연구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인사담당자도 '모르면 들어와서 배우면 된다'는 식이고요."

박 교수는 우리 전통 기술을 계승할 전문가들이 줄어든 것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와 문화재 보존 작업을 하는 이들은 무형문화재가 아니다. 일부 무형문화재들은 '무형문화재' 타이틀에 대한 값을 더 부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랜 경력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의 믿을만한 기술로 우리 문화재를 지킨다. 30년 넘게 비단을 만드는 전문가, 4대째 명맥을 이어오는 전통기술자들이다. 

"제가 쓸 수 있는 최고의 재료, 최고의 장인을 발굴하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장인들 명맥을 이어갈 인재가 없어요. 전통기술이 끊기기도 하죠. 한지 분야에 30년간 몸 담은 장인이 있는데 후계자가 없어 제 제자를 투입시켜 배우게 했죠. 그렇게 우리 기술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들과 끊임 없이 실험하고 연구하면서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죠. 지난 34년간 밤낮 없이 열심히 문화재 보존처리에 임했어요.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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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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