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속보

더보기

[D의 공포] 정유화학, 사업·제품 다각화로 활로 모색

기사입력 : 2019년10월28일 18:05

최종수정 : 2019년10월28일 18:05

정유사 수출 2분기 연속 감소·폴리에틸렌 시황 7년만 적자
정유사 석유화학사업 지속 강화…화학사는 車배터리 등 사업 다각화

[편집자] 지금 한국경제를 '서서히 데워지는 솥 안의 개구리'에 비교하는 지적이 많습니다. 두 자릿수 성장은 먼 얘기가 됐고, 3%대에서 2%대로 떨어지더니 이제 '2% 성장'도 지켜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상승률도 0%대로 고착되는 양상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디플레이션 악몽'이 한국경제에도 공포로 엄습합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디플레이션 공포(D의 공포)'를 피하기 위한 각 경제주체의 노력을 점검하고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호황을 누리던 국내 정유·화학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3분기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석유화학사들의 기초 제품인 폴리에틸렌 시황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28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3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물량은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한 1억 2723만 배럴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5.7%)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급변 및 정제마진 등 외부 변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성장 및 수익 다변화를 위해 '종합석유화학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국내 한 정유공장 전경 [사진=뉴스핌DB]

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SK에너지)은 '제 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절반 이상은 화학사업 등 비정유 부문에서 거두고 있다.

GS칼텍스도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 규모의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짓고 있다.

에쓰오일은 5조원 넘게 투자한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을 가동중이다. 해당 시설은 저부가가치의 잔사유를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하고, 재처리를 통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7월 자회사인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를 통해 아로마틱 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정유사들은 석유화학 사업 강화와 함께 단기적으론 내년 국제해사기구(IMO) 황함량 규제에 대비한 저유황유 생산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아울러 미래산업을 위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위기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LG화학·롯데케미칼, 전기차 배터리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화학업계 선두주자인 LG화학은 일찌감치 전기차 배터리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LG화학은 오는 '2024년 매출 59조원, 글로벌 톱5 화학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 비중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2040년에는 30%대로 낮추고, 전기차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전지사업을 2040년 전체 매출의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큰 맥락에서 보면 전지사업은 큰 폭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내고 생명과학‧바이오는 15~20년 이상의 장기간을 내다보는 포트폴리오"라며 "하나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다운턴(하강국면)과 업턴(상승국면)을 아우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사진=LG화학]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31억달러(3조6000억원)를 투자해 에틸렌 10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단지를 가동중이다. 미국 공장 준공으로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에틸렌 생산규모는 연간 450만톤으로 커졌다. 국내 1위, 세계 7위권의 생산규모다.

롯데케미칼은 또 지난 7월 GS에너지와 8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합작사(가칭 롯데GS화학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 2014년엔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설립한 바 있다. 정유사들이 잇따라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에 나서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석화업체들은 2018년 이후 증설 등의 투자로 차입금 부담이 재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영업현금창출이 감소할 경우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며 "석유화학업 주요 모니터링 요소는 수익성 방어 여부"라고 강조했다. 

 

tac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