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6년10개월만에 최고등급(AAA)에서 내려와
중국 법인 실적 악화 지속..투자부담 확대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수익성이 악화하고 글로벌 수요 부진이 지속된다는 분석이다.
25일 한신평은 현대자동차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기아자동차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렸다. 지난 2013년 1월 현대자동차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로 올린 이래 6년10개월만에 내린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2012년 6월부터 'AA+'등급을 유지해 왔다.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진=뉴스핌DB] |
한신평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급하향 근거로 ▲수익창출력 악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요 부진 ▲산업 패러다임 변화 관련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2년 차량부분 영업이익 7조원을 기록했으나, 그 후 판매 둔화와 비용부담 증가로 2018년에는 1조6000억원까지 영업이익이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자동차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하락했다.
한신평은 "전동화 고급화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 및 품질환경규제 비용부담, 연구개발비 증가 등을 감안하면 예전의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차량공유 확대와 정치·경제 불확실성도 실적 개선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의 실적부진도 심화하고 있다. 중국은 대도시의 자동차 보급률 포화, 미중 무역분쟁 소비심리 저하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한신평은 "중국 법인인 북경현대와 동풍열달기아의 실적이 한국 현대·기아차의 연결 영업실적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배당수입 및 계열 부품업체들의 핵심수익기반으로서 중요성이 크다"며 "2017년 이후 중국법인 재무지표가 저하되고 올해 들어 손실규모가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앞으로의 투자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2023년까지 전기차 개발, 모빌리티 투자,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분야에 대해 연간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 역시 미래기술 관련 연구개발투자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다만 영업현금흐름과 재무구조는 여전히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송민준 한신평 실장은 "매우 낮은 차입금의존도 등 우수한 재무구조와 보유자산 가치를 감안하면 양사의 재무안전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올해 9월말 기준 현대자동차의 차입금의존도는 42.0%, 기아자동차는 12.2% 수준이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