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2일 강제징용 판결에 근거해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명백하게 위반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현재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대법원 판결에 근거해 일본제철(日本製鐵·신일철주금)과 후지코시(不二越),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등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한 상태다. 이들 기업이 배상금 지급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법원에서 명령이 나온다면 자산이 강제매각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2일 방송된 NHK 일요토론에서 강제징용 판결로 압류된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자산 문제를 언급하며 "한일청구권협정에 명백하게 위반되는 행위로 (한국에) 협정을 지키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4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압류된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하는 사태는 피해야만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아베 정부가 자산 현금화 문제를 '레드라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방송은 아베 총리가 중동 3개국 순방(11~15일)에 나서기 전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인터뷰에서 중동 순방에 대해 "의견 교환을 통해 각국이 (긴장완화를 위해) 외교노력을 다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해상 자위대의 중동파견 문제에 대해선 "정보수집을 강화해 일본 선박의 항행 안전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일본의 에너지의 상당부분이 이 지역(중동)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일본 경제에 있어 사활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의의를 강조했다.
오는 20일 소집될 일본 통상국회에 대해선 2019년도 추경예산안과 2020년도 예산안을 거론하며 "세계경제 하방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26조엔 규모의 경제대책"이라며 "최대의 경기대책은 하루라도 빨리 예산을 성립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해 예산안 조기 성립에 의욕을 보였다.
헌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내 손으로 이루겠다는 생각에 흔들림은 없다"며 "여·야당의 벽을 넘어 건설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자민당 내에서 '아베 4선'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머리 한 구석에도 (4선 생각은) 없다"고 부정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했던 약속을 달성하는 게 내 책임인 만큼 (남은 임기인) 1년 9개월 동안 나 자신을 불태우겠다는 결의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봄에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에 대해선 "일본과 중국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안정에 큰 책임을 갖고 있다"며 "그 책임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보일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