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뱅커스토리] '족집게 감별사' 유진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차장

기사입력 : 2020년01월27일 08:00

최종수정 : 2020년01월28일 17:38

시중은행 유일한 위변조 지폐 감별 전담부서
국내 위폐 90% 적발…검찰 증거자료도 인정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하얀 가운을 입은 유진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차장이 커다란 광학장비 앞에 섰다. 대당 2억원이 넘는 고성능 장비다. 100달러 지폐를 현미경으로 확대하고, 빛을 투과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다. 지폐에 그려진 벤저민 프랭클린의 눈매와 입술, 머릿결이 미묘하게 다르진 않은지, 손때나 구김 등에 특징은 없는지 살피는 유 차장의 눈매가 매섭다.

과학수사대의 업무 현장 같지만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에 위치한 위변조대응센터의 모습이다. 국내 시중은행에선 유일한 위변조지폐 감별 전담부서다. 지난해 은행에서 적발한 위폐(8만6000달러)의 92%가 이곳에서 걸러졌다.

유 차장은 올해 6년 차 전문위폐감별사다. 우연한 기회에 위폐에 매력을 느껴 전문가의 길을 개척했다. 하루 1만장 이상의 화폐가 그의 손을 거쳐 100달러 가치를 인정받거나, 쓸모없는 종이쪼가리로 전락하기도 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유진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차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2020.01.10 dlsgur9757@newspim.com

◆ 위폐감별로 해외영업서 두각

유 차장이 위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8년 옛 외환은행 체코사무소장으로 부임하면서다. 현지 은행과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발로 뛰는 영업에 나섰다. 여행 가이드부터 변호사 소개까지 주재원들의 일이라면 먼저 나섰다.

"고객사였던 현대차 임원이 이탈리아 여행에서 받은 100달러 지폐가 이상하다며 제게 가져왔습니다. 딱 보기에도 위폐로 보여 조치를 취했죠. 그 이후에도 고객들이 비슷한 일로 많이 찾아왔어요. 위폐 감별로 영업에 도움을 받으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 2014년부터 위조지폐 감식전문가 과정을 밟았다. 6개월간 한국조폐공사 박사급 연구원 등 내외부 강사진이 밀도 높은 교육을 제공해 경쟁률만 10:1에 달했다. 교육 마지막에는 2분 안에 100장의 지폐 중 위폐를 찾아내는 고난도 테스트도 거쳐야 한다.

과정을 통과한 유 차장은 2015년 위변조대응센터에 합류했다. 그간 기업 영업을 주로 해왔지만 위폐 감별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수익을 많이 내는 부서는 아니지만 센터 설립 당시 20억원을 투자하고 꾸준히 인력을 배출하는 등 은행의 전폭적인 지원에 믿음이 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유진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차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2020.01.10 dlsgur9757@newspim.com

◆ 인터폴도 모르는 신종 '슈퍼노트' 적발

위폐를 걸러내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나은행뿐 아니라 타행 영업점에서 오래되거나 지저분해 유통시키기 어려운 화폐를 보내오면 기계부터 거친다. 한국은행을 포함해 각국 중앙은행 정도나 구비하고 있는 고성능 감별기다. 기계가 이상이 있다고 하면 다음은 사람의 몫이다. 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복수의 전문가가 감정을 하고, 최종적으로 센터장이 판단을 내린다.

이 같은 방식으로 원화를 포함한 37개국 230개 권종을 다룬다. 지금까지 걸러내지 못한 위폐가 없을 정도로 정확도 100%를 자랑한다.

전문성을 토대로 신종 '슈퍼노트'를 찾아낸 적도 있다. 슈퍼노트는 진짜 화폐와 다름없을 정도로 아주 정밀하게 만들어진 100달러 위조지폐를 의미한다.

"서울 한 지점에서 흘러 들어온 위폐를 감별했는데 지금까지 봤던 슈퍼노트의 특징과 달랐습니다. 아주 정밀하게 위조해서 실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마저 보였죠. 확인 결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도 보고되지 않은 신종 슈퍼노트였습니다."

이 경우 국제 공조가 가능하도록 정보·수사 당국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한국은행 등과 대응을 지원한다. 또 센터에서 감정의견서를 발급하면 국내 검찰, 경찰, 법원 등에서 증거자료로 쓰이기도 한다. 그만큼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에서 유통되는 화폐 중에는 위폐가 없다'는 신뢰가 가장 큰 자산입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가치죠. 센터에서 걸러낸 화폐를 국내 영업점에서 재사용하거나 해외 은행에 수출해서 얻는 수익은 부가적인 것이고요. 지폐가 사라지지 않는 한, 그리고 위조 기술이 계속 진화하는 한 위폐 감별 전문가의 길을 계속 가고 싶습니다."

yrcho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