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금융당국, 코로나19 감염증 대응책 마련
"최종 수요자까지 유동성 전달되도록 노력"
"금리인하, 부작용 고려해야...신중할 것"
[서울=뉴스핌] 백지현 백진규 기자 = 정부와 금융당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시중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유동성을 여유있게 관리하겠다고 말했지만 기준금리 인하와는 거리를 뒀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갖고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은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2.14 pangbin@newspim.com |
◆ 금융당국, 유동성 공급 강조
이날 비공개 회의를 마치고 홍남기 부총리는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중 "시중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도록 면책방안을 좀 더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금융감독원 및 시중은행들과 협력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대출 만기연장, 금리인하 등을 비롯해 영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자금만 2조원 규모를 마련했다"며 "시중은행들이 좀더 과감하게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또한 "일반 기업에도 설비투자, 산업구조 고도화, 환경안전 등 분야에 모두 14조5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며 "유동성이 최종 수요자까지 전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 이주열 "금리인하, 부작용 있어...신중해야"
한편, 이 총재는 이날 회의전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시중 유동성을 계속 여유롭게 관리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14 pangbin@newspim.com |
이 총재는 유동성 조달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염두하는지 묻는 질문에 "유동성 관리책과 금리인하는 별개이다. 공개시장조작에서 지준을 여유롭게 관리한다 등의 측면에서의 대책을 말한 것으로, 금리인하까지 염두한 것은 아니다"라며 금리인하와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경제 영향을 예단하기에는 아직은 이르다"며 "지표를 통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효과와 함께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한 기준금리를 내렸던 2015년 메르스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2015년에는 전반적으로 경제가 본격적으로 하강기에 들어설 때고, 지금은 바닥을 지나서 회복되려 하는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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