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맨유 전설적인 골키퍼' 해리 그렉이 87세로 사망, 보비 찰튼 등이 추모에 나섰다.
프리미어리그(EPL) 맨유 골키퍼로 활약한 해리 그렉이 18일(한국시간)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렉은 1957년 맨유 이적 당시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골키퍼였다. 9년간 활약, 247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슈레즈베리, 스완지시티, 칼라힐 등의 감독을 역임했다. 맨유로 복귀해서는 골키퍼 코치를 맡기도했다.
87세의 나이로 사망한 해리 그렉. [사진= 맨유] |
'영웅보단 축구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하던 그는 '1958년 뮌헨 대참사의 영웅'이다.
1958년 2월6일 독일 뮌헨에서 일어난 비행기 사고다. 유고에서 당시 유럽컵(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을 치르고 귀국하던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선수단이 그 안에 있었다.
해리 그렉은 추락 당시 극적으로 빠져나왔다. 하지만 숨도 돌릴 틈도 없이 다른 이들을 구하기 위해 사고 현장으로 다시 달려갔다. 당시 25세였던 그렉이 구한 이들 중엔 스무살이던 보비 찰튼도 있었다. 이와함께 버스비 맨유 감독과 20개월이 된 아기, 유고슬라비아의 외교관 아내 등을 구해냈다.
하지만 이 사고로 맨유 선수 8명과 구단 관계자 3명 등 24명이 사망했다. 맨유는 지금도 뮌헨 대참사가 일어난 날을 기리고 있다. 사고 당시 활주로엔 얼음이 얼어 비행기가 이륙중 폭발, 많은 이들이 변을 당했다. 이 참사를 기린 영화도 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관전하는 보비 찰튼(왼쪽서 2번째). 그는 뮌헨 대참사의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 [사진= 맨유] |
이로써 82세의 보비 찰튼은 아이러니하게 1958년 뮌헨 대참사의 마지막 생존가가 됐다. 두 사람은 맨유의 비극적 비행기 사고가 있었던 1958년 2월6일 팀 동료들과 함께 타고 있었다.
지난 1954년 맨유에 입단한 보비 찰튼은 1973년까지 758경기에 출장, 249골을 넣은 '전설'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에 뽑힌 그는 A매치 106경기에서 49골을 넣었다. 이는 잉글랜드 대표팀 최다 골 기록이다.
덕분에 목숨을 건진 보비 찰튼 경은 "그렉을 동료라 부를수 있어서 자랑스러웠다. 내겐 평생의 은인이자 영웅이다. 마지막까지 영웅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는 한줄기 햇살같은 존재였다. 맨유 역사의 하나가 되기 충분하다"며 추모했다.
전 맨유 감독 퍼거슨 경은 "그야말로 맨유 전설에 걸맞는 이다. 그와 함께 한 시간은 행복했다. 많은 조언을 건넨 그렉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렉은 사고후 13일만에 경기에 출전, 팀 승리를 도왔다. 그리고 그해 열린 월드컵에선 북아일랜드 팀을 이끌고 최우수 골키퍼 상을 수상했다.
'누구보다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 그는 정작, 동료들이 죽어가던 모습을 생각하며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은 이들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으로 사망한 맨유 선수들의 가족들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
해리 그렉 재단은 "그렉이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숨을 거두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맨유 선수들은 그렉을 추모하며 경기에 임했다.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원정전에서 맨유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첼시를 2대0으로 완파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경기전 해리 그렉을 추모하는 맨유와 첼시 선수들. [사진= 로이터 뉴스핌] 2020.02.18 fineview@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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