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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주산지 울진 죽변항, 코로나19로 어획고 30억 이상 격감

기사입력 : 2020년03월02일 08:52

최종수정 : 2020년03월02일 09:18

죽변대게자망협회, 4일간 조업 중단 후 1일부터 재개...회복은 불투명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른 속도로 확산되고 장기화되면서 전국의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울진 죽변항 등 경북 동해안 어업인들도 코로나19의 거센 파도에 떠밀리고 있다.

특히 동해안 특산물인 '대게' 성수기에 코로나19 파도가 밀어닥치면서 대게 주산지인 죽변항 어업인들이 대게조업을 일시 중단하고 주요 어종들도 어가가 떨어지면서 어획고가 격감하는 등 어민들의 생존마저도 위협당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동해안 최대 대게 주산지 경북 울진 죽변항 위판장[사진=남효선 기자]

본격적인 대게조업철인 지난 1월부터 2월25일까지 죽변수협을 통해 거래된 대게는 9만8083Kg으로 어획고는 37억2200여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의 11만5723Kg, 어획고 41억여원에 비해 4억여원이 감소한 규모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던 시기인 지난 달 20일 죽변수협을 통해 거래된 대게는 1465Kg에 어획고는 6700여만원이었으나,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 추세를 보이던 25일 죽변수협을 통해 거래된 대게는 1633Kg에 어획고는 5000여만원에 머물렀다.

오히려 조업 물량은 늘어났으나,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수요가 줄어들면서 어획고는 급감한 셈이다.

이에대해 조학형 죽변수협조합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들이 줄어들고 도시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그 여파가 조업현장의 어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설 명절 전후를 기점으로 죽변수협에서 거래된 대개는 '1마리당 최저 1만2000원~최고 2만3000원' 선을 형성하며 고가에 거래됐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닥치면서 대게 가격은 '1마리당 최저 5000원~1만3000원' 선으로 어가가 폭락했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월23일 죽변수협을 통해 거래된 대게는 4013Kg에 1억6000여만원의 어획고를 기록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코로나19 여파가 전국 최대의 '대게' 주산지인 경북 울진 죽변항을 덮어면서 죽변수협 위판장에는 새우와 잡어 몇 마리가 위판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02 nulcheon@newspim.com

코로나19 사태는 비단 '계절성 특산물'인 대게에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 죽변항을 중심으로 거래되는 동해안 전 어종에 영향을 미쳤다.

대구, 오징어, 새우, 문어, 방어, 복어 등 죽변항의 주요 어종도 코로나19 파고에 밀려 수요가 급감하면서 어가도 급락했다.

올 1월부터 죽변자망협회가 대게조업을 중단한 3일째인 지난달 28일까지 죽변수협을 통해 거래된 총 어획고는 98억1400여만원이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총 어획고인 128억9100만원에 비하면 30억원 이상 감소한 규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월 중순부터 거세게 몰아치면서 예전같으면 대게철을 맞아 흥청거리던 죽변항에 평일은 고사하고 주말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적막에 휩싸이자 죽변항의 대게 자망어업인들 모임인 죽변자망협회(회장 임기봉)는 대게 최고 성수기인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조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사태로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죽변항의 상가와 횟집 등이 문을 닫고 대게를 비롯 어시장이 활기를 잃자 이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어렵게 결정한 조업중단 배경에는 최근 기후변화와 불법조업 등으로 감소위기에 몰린 대게자원 보존 등 자원관리를 위한 대게자망어업인들의 각별한 고민도 담겨있다.

대게자망어업인들은 1일 오후부터 조업을 재개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양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임기봉 죽변자망협회장은 "2월과 3월이 대게 최고 성수기이다.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여파가 몰아치면서 흥청거리던 죽변항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항구의 상가는 모두 문을 닫았다"며 "밤새 바다에 나가 대게를 잡아봐야 소비자가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느냐, 가격이 폭락해 기름값도, 선원들 인건비도 못주는는 형편"이라며 침울하게 말했다.

임 회장은 "어민들이 생존도 버린 채 오죽했으면 대게 성수기에 조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겠느냐"며 "그래도 한편으로는 대게 자원 보존이라는 소중한 의미도 담겨 있다"며 "오늘(1일)부터 먹고 살기위해 다시 조업에 나서지만 지금의 코로나19 추세로 봐서는 예전처럼 경기가 회복될런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코로나19 여파가 대게 주산지인 경북 울진 죽변항에도 몰아치면서 대게잡이 어업인들이 조업을 일시 중단하고 어가가 폭락하면서 어민들의 주름이 늘고 있는 가운데 죽변수협이 새우를 공개위판하고 있다. 2020.03.02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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