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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코로나 블루' 우울증 자가진단 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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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코로나19가 두달 넘게 지속되면서 밖에 돌아다니는 것 대신 '집콕'(집에만 콕 박혀있다는 뜻)으로 일상이 바뀌었다. 회사에 출근하는 대신 재택근무를 하고, 식당 대신 집에서 식사를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쩌다 밖이라도 나가려면 마스크를 꼭 쓰고 나간다. 포근한 날씨에 길거리에는 분홍빛 진달래꽃과 벚꽃이 활짝 폈지만 예년처럼 꽃 구경도 편히 할 수 없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심리지원단에서 우울증 자가진단을 해봤다. 답답한 내 마음을 진단해보기 위해서.[사진=전경훈 기자]

◆ '코로나 집콕' 두달 째, 우울했다

여느 때와 같이 잠깐 스쳐지나가는 질병쯤으로 생각했다. 며칠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질 그런 존재쯤으로 말이다. 하지만 WHO(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함과 동시에 내 삶도 우울해졌다. 팬데믹 선언은 여름휴가만을 바라보는 직장인에게는 사실상 '휴가 취소' 선언과 마찬가지였다. 물론 여름까지 멀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해외여행을 꿈꾸던 내 여름휴가 계획은 잠정 보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항공권 위약금을 조금이라도 덜 내기 위해서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동네조차 마음 편히 다닐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무기력하고 답답했다. 이래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blue)'의 합성어인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다. 우울한 내 마음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광주시에서 운영중인 '코로나19 심리지원단'에 연락해봤다. 정신건강 전문상담사는 '우울 척도' 20가지 항목을 체크해보라고 했다. 자가진단은 최근 일주일 동안 겪은 경험이 기준이었다. 진단 항목에는 평소보다 말수가 줄어들었거나, 식욕이 없었다 등이 질문 항목에 있었다. 결과는 총 19점이 나왔다. '정상'이었다. 21점 이상은 '경미한 수준의 우울증세', 41점 이상은 '심한 수준'이었다. 누구나 상담은 가능하지만 21점 이상이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단계라고 했다.

'코로나19 심리지원단'에서는 기자라고 밝혀서인지 우울증 정상범위 점수여서인지 특별한 상담은 없었기에 다른 진단검사도 있는지 알아봤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5가지 자가진단 항목이 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우울증상, 불안증상, 신체증상, 자살위험성을 진단할 수 있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우울증 자가진단에서는 총 8점이 나왔다. 9점까지가 정상 범위였고, 10~14점이 경미한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심리지원단에서도 정상범위의 점수는 맞았지만 '경미한 우울증세'의 범주에 가까운 점수였다. 그래서 마냥 내 마음 속 스트레스를 방치해둘 순 없었기에 우울감을 없앨 방법을 고민해봤다.

◆ 회사 출근 대신 재택근무를 해봤다

재택근무가 솔직히 이렇게 편할줄 몰랐다. 그저 장소만 바꼈을 뿐인데 [사진=전경훈 기자]

다음 날 아침이 피곤할 것을 알면서도 '유튜브', 'TV'등을 보느라 저녁에 잠을 늦게 자는 편이었다. 양질의 숙면을 포기하며 시청한 TV 때문에 아침잠을 깨우는 휴대폰 알람소리는 늘 곤욕이었다. 5분만 더 자고 싶어도 회사에 출근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늘 분노로 가득 찬 아침이었다. 그래서 코로나19를 핑계삼아 회사 출근 대신 재택근무를 해봤다. 재택근무의 효과는 대단했다. '저녁이 있는 삶'과 '아침이 있는 삶' 두가지를 다 경험할 수 있었다. 늦은 시간에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을 시청해도 아침에 서두르지 않아도 됐다. 잠자는 시간이 길어지니 몸은 개운했고, 마음은 편했다. 아침밥을 여유롭게 식사할 시간이 있었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자연스레 일의 능률도 올랐다. 불편한 셔츠 대신 포근한 수면바지를 입고 일하는 직장인의 삶을 즐겨보니 "이런게 행복이구나" 절로 웃음이 나왔다.

◆ 계란 흰자 1000번 저어 '수플레 계란말이' 만들었다

팔이 빠지는 고통 속에 정말 고생 또 고생 해서 만든거다. 보기엔 이래도 맛있었다. 정말이다.[사진=전경훈 기자]

재택근무로 집에 있다보니 실내에서 즐길거리가 필요했다. 요즘 SNS에서 신종 먹거리 놀이로 유행하고 있는 '달고나 커피', '수플레 계란말이' 만들기에 도전해봤다. 요즘은 이 음식들을 한번쯤 만들어봐야 '인싸' 소리를 듣는단다. 커피 가루와 설탕, 물을 각각 1대1대1의 비율을 넣은 뒤 거품기를 이용해 400번쯤 휘저어야 만들어진다는 '달고나 커피' 대신 '수플레 계란말이' 만들기에 도전해봤다. 인기 유튜버의 영상을 보니 열심히 휘저으면 끝나는 요리였다. 이정도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소 집에서 요리할때면 "뭐든 많이 넣으면 맛있어"라고 이것저것 넣다가 음식을 망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 뒤 흰자에 설탕을 넣고 거품기로 1000번 가량 저어주기만 하면 완성되는 꽤 그럴싸한 디저트였다. 첫 시작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한 150번쯤 저었을까 팔이 조금 저려왔다. 그래서 팔을 바꾸고 저었더니 양쪽 팔이 빠질 것 같았다. 달달한 디저트 하나를 먹기 위해 지옥을 경험하는 노동이 필요했다. 물론 만들기에 실패했다. 1000번을 저으면 흰자가 걸쭉해진다고 했는데 10번 저었을때랑 차이가 없었다. 스트레스 풀기 위해 시작했다가 분노가 더 쌓였다. 그래서 전동거품기를 사서 만들었더니 비교적 성공했다. 문명의 힘은 대단했다. 괜히 고생만 했다.

◆ '불금'을 친구 집에서 보냈다

친구 집에서 불금을 보낸건 처음이었다. "남자끼리 무슨 와인이냐"고 해놓고 자기가 다 마셨다.[사진=전경훈 기자]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인 만큼 친구들과 만남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술도 좋아하고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지만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을 되새기며 한동안 약속도 잡지 않았다. 그런 일상이 지속되다 보니 금요일 퇴근 후에 친구들과 당연스레 마시던 맥주 한잔이 그리웠다. 단골 술집에 확진자가 다녀간적도 없지만 왠지 찜찜했다. 지금까진 없었지만 앞으로도 없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그래서 혼술(혼자 술마시기)도 해보고 친구들과 '영상통화'로 건배를 해보기도 했다. 오히려 갈증만 더 심해졌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마스크 단단히 쓰고 친구 집으로 향했다. 술집이 아닌 친구집에서 음주는 처음이라 색다른 기분도 내볼 겸 와인을 가져갔다. 친구는 "남자끼리 무슨 와인이냐"고 했다. 와인도 있겠다. 어울리는 요리를 해주겠다며 쉬고 있으라더니 '감바스(올리브오일에 새우와 마늘을 익혀 빵이나 면 등을 곁들여 먹는 스페인의 전채요리)', '스테이크'를 만들어 왔다. 이렇게 요리 솜씨가 좋은줄 알았더라면 맨날 친구 집에 갈걸 그랬다. 연락은 매일 했지만 마주보고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풀렸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이 있으니 새삼 '유럽여행'이 부럽지 않았다.

◆ 핑크빛으로 물든 '벚꽃길', 마음이 편했다

핑크빛으로 물든 이 벚꽃길을 보니 행복했다. 내년에는 마음 편하게 즐겨야겠다.[사진=전경훈 기자]

광주에서 벚꽃 명소를 꼽으면 단연 서구에 위치한 '운천저수지'가 아닐까 싶다. 매년 봄이면 오케스트라 공연을 연상케하는 음악분수 쇼와 함께 벚꽃 구경을 했었지만 올해는 가지 않으려고 했었다. 지자체마다 축제를 취소하고 있고, 오죽하면 "꽃 구경오지 마세요"라고 광고까지 하고 있었으니까. 특히 '나의 안전을 위해서'도 맞지만 '내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가지 않으려고 했다. 무엇보다 벚꽃은 내년에도 피는 것이니까. 하지만 취재 때문에 가야만 했다. 본업이 있는거니까.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기에 최대한 사람들을 피해 평일 오전 시간을 이용했다. 막상 가보니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핑크빛 벚꽃.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최고의 날씨였다. 답답한 내 마음에 위로가 됐다. 코로나19만 없었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스트레스 극복 방법이었다. "만약 이랬다면"을 떠올리다 보면 아쉬움만 남기 마련이었다.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만족하니 조금 마음이 편했다.

◆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을 찾아가봤다

바삭바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다. 이래서 내가 살이 '확찐자'가 됐다.[사진=전경훈 기자]

나는 자가격리 대상도 아니었고, 확진자도 아니었지만 막연한 공포감에 밖을 나가는 것을 꺼렸다. 그러다 문득 나처럼 '재택근무'하는 직장인이 많아지면 '자영업자'들은 손해가 막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이라도 되면 손님이 없을 것이 불 보듯 뻔했다. 그래서 이날 하루는 집에서 식사하는 대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일부러라도 찾아왔다고 하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까 싶어서.

"돈가스 하나 주세요" 바삭바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푸짐한 양, 깔끔한 청결 상태, 친절한 사장님의 응대까지 모든게 완벽했다. 답답했던 마음까지 풀리는 것 같았다. 모든게 완벽한 식당이었다. 하지만 평일 점심임에도 손님은 텅 비어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확진자가 다녀갔던 식당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도 출입문을 열고 마스크를 벗기까지 두려운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일거다. 확진자는 이미 완치 판정까지 받았는데도 조금은 찜찜하고 두려운 마음에 쉽사리 식당 방문이 꺼려졌을거란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요즘 장사는 좀 어떠시냐는 물음에 사장님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가게들도 장사가 안되는건 마찬가지겠지만 확진자가 다녀간지 벌써 꽤 오랜시간이 흘렀음에도 단골손님을 제외하곤 손님이 뚝 끊겼다고 했다. 확진자가 다녀가기 전과 비교해보면 손님이 60~70% 줄었다고 했다. 저녁에는 아예 손님이 오지 않아서 막막하다고 했다. "그래도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라며 담담하게 답했다.

이름은 국밥집이지만 이 식당에서 판매하는 막창전골은 정말 일품이었다. 나만 알고 싶은 집이지만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사진=전경훈 기자]

에필로그(epilogue). 혼자 식사하는 것만으로는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국밥' 집에 갔다. 확진자가 방문한지 어느덧 한달이 넘는 시간이 흐른 탓일까.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붐볐던 것과 비교하면 손님이 줄어든 편이지만 그래도 꽤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국밥집을 비롯해 돈가스 식당도 예전처럼 장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또 다시 가게 상호명을 언급하면 또 다른 '주홍글씨'가 되진 않을까 싶어서 가게 이름과 장소는 익명에 부친다. "이제 괜찮다"라고 안심시키는 말보다 잊히는게 더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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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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