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역 몰입 심해 후유증 남는 성격…주량도 최근 급증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일본 배우 미우라 하루마(30)의 수첩이 뒤늦게 발견돼 눈길을 끈다. 배우로서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개인적 고뇌 등이 빼곡히 적혀 팬들을 안타깝게 한다.
스포니치는 21일 오전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미우라 하루마가 생전 사용한 수첩이 연예계 안팎에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일상 외에 삶과 일, 장래에 대한 고민 등을 진솔하게 담긴 수첩은 상당한 두께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연예계 분위기와 내적 괴로움 등이 글 일부에서 세세히 드러났다. 더욱이 죽음을 암시하는 글도 포함됐다.
출세작 '연공' 당시의 미우라 하루마 [사진=영화 '연공:안녕, 사랑하는 모든 것' 스틸] |
경찰관계자는 고인의 다른 기록과 수첩을 비교한 결과, 필체 등으로 미뤄 마음 가는 대로 아주 솔직한 내용을 담았다고 결론 내렸다. 일과 개인사 등으로 무척 괴로워했으며, 배우로서 고민을 숨김없이 적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미우라 하루마는 지난 3, 4월 뮤지컬 '휘슬 다운 더 윈드'에 주연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 감염증 확대로 1주일 공연이 중단된 사실과 이에 대한 생각도 수첩에 적혀있었다.
고인의 글이 발견된 뒤 방송가와 공연 관계자들은 미우라 하루마가 배역에 깊이 몰입하는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도 캐릭터에 빠지다 보니 배역에서 빠져나오는 시간도 길었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로 배우들 일이 확 줄다 보니 앞날에 대한 불안도 자주 토로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지인들은 미우라 하루마가 3년 전부터 술을 부쩍 많이 마셨다고 전했다. 한 지인은 스포니치에 "큰 고민이 있는 사람처럼 술을 마셨다. 될 대로 돼라 식으로 과음하곤 했다"고 떠올렸다.
지난 18일 도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미우라 하루마는 '고쿠센' 시리즈와 '연공' 등으로 명성을 얻었다. '진격의 거인'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고 국내 영화제에도 참석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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