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13일 김 원장 피고발인 신분 소환 조사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었던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이 성추행 피해 호소 묵인·방조 의혹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피해자 측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박 전 시장 전직 비서 A씨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피해자 지원 공동변호인단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김주명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이 '피해자로부터 전보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기본적 사실조차 전부 부인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4년 동안 20여명의 관련인에게 인사고충과 성고충을 호소했다"며 "관련 증거자료는 경찰에 이미 제출했으며, 대질신문에 응하는 등 수사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형사사법절차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피해자 및 변호인단, 지원단체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과 허위사실에 기반한 음해, 인권침해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왼쪽 세번째)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2020.07.13 dlsgur9757@newspim.com |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날 오전 김 원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성추행 방조 의혹과 관련한 피고발인 중 첫 경찰 조사다. 그간 경찰은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시 전·현직 관계자 20여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김 원장을 상대로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의 피해 사실을 알았는지, 또 알고도 이를 방조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 4시간의 조사를 마친 김 원장은 '성추행 의혹과 피소 사실을 누구로부터 언제 들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언론 보도 이후에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성추행 의혹을 몰랐다고 하는데 모르는 것도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비판적 성찰을 계속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알고 있는 사실이 없다"며 "조직적 방조·묵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에 제출한 자료가 무엇인지', '피해자의 전보 요청을 거부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등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자료를 제출했고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보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2017년 3월부터 2018년 5월까지 근무 기간 중에 성추행에 대한 피해 호소를 들은 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피해자와의 대질심문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는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 가해 금지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법 절차에 따른 진실 규명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자신을 고발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상대로도 무고 혐의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가세연은 막연한 추측과 떠도는 소문에만 근거해 비서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추행을 방임·방조·묵인한 것처럼 매도했다"며 "가세연의 무고 행위는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의 명예와도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치적 음해를 목적으로 고발한 가세연에 대해선 민·형사상의 엄정한 법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추측이나 소문에만 의존해 비서진 전체를 성추행의 방조 집단으로 매도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성추행 방조 혐의를 받는 을 지낸 김주명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0.08.13 alwaysame@newspim.com |
앞서 A씨는 지난달 8일 경찰에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형법상 강제추행 등 혐의로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비서로 근무하던 2015년 7월부터 4년여가 넘는 기간 동안 박 전 시장에게 시장 집무실, 집무실 내 침실 등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간은 김 원장이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김 원장은 서울시 미디어 특보 등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8년 6·13 지방선거 국면에서 사직한 뒤 박원순 캠프에서 활동했다.
지난달 10일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 논란이 확산되자 강용석 변호사 등이 진행하는 가세연은 지난달 16일 김 원장,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 등 전직 비서실장 4명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서울시의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방조·묵인 혐의 외에도 박 전 시장 사망 경위,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에 대한 2차 가해 등 총 세 갈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종 의혹의 시발점인 성추행 의혹은 박 전 시장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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