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산 범어사 소장본이자 현존하는 동종 문화재 가운데 가장 빠른 인출본인 '삼국유사 권 4~5권'이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를 국보 제306-4호로 지정한다고 27일 밝혔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기타 지정본의 훼손되거나 결락된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사료의 집합체로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관리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물에서 국보로 지정된 국보 제306-4호 '삼국유사 권4~5'는 부산 범어사 소장본으로, 총 1책이며 전체 5권 중 권4~5만 남아 있다. 범어사 초대 주지를 역임한 오성월(1865~1943)의 옛 소장본으로 1907년경 범어사에서 기증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같은 계열의 판본으로 알려진 국보 2건[국보 제306호(송은본), 국보 제306-3호(파른본)]과 비교할 때 범어사 소장본은 비록 완질은 아니지만 1934년 처음 판각된 이후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른 자료로서 서지학적 의미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지정본에서 누락된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자 1512년(중종 7년) 간행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어 현재까지 알려진 삼국유사 판본에 대한 교감(같은 종류의 여러 책을 비교해 차이나는 것들을 바로잡음)과 원판 복원을 위한 자료로서 역사·학술적인 중요성이 크다.

아울러 범어사 소장본은 서체, 규격, 행간 등에 있어 후대인 1512년 간행된 판본과 밀접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다른 지정본과 더불어 조선 초기 판본을 복원할 수 있는 자료이고 단군신화를 비롯해 향찰(신라식 음운 표기방식)로 쓴 향가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 연구에도 참고가 된다.
한편 이날 문화재청은 이 외에도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 3건,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 등 총 8건은 보물로 신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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