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가장 이른 간행본…보존 상태 양호, 민족 생활상 사료로 충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산 범어사 소장본이자 현존하는 동종 문화재 가운데 가장 빠른 인출본인 '삼국유사 권 4~5권'이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를 국보 제306-4호로 지정한다고 27일 밝혔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기타 지정본의 훼손되거나 결락된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사료의 집합체로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관리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보 제306-4호 삼국유사 권4-5(내지) 의상전교 [사진=문화재청] 2020.08.27 89hklee@newspim.com |
보물에서 국보로 지정된 국보 제306-4호 '삼국유사 권4~5'는 부산 범어사 소장본으로, 총 1책이며 전체 5권 중 권4~5만 남아 있다. 범어사 초대 주지를 역임한 오성월(1865~1943)의 옛 소장본으로 1907년경 범어사에서 기증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같은 계열의 판본으로 알려진 국보 2건[국보 제306호(송은본), 국보 제306-3호(파른본)]과 비교할 때 범어사 소장본은 비록 완질은 아니지만 1934년 처음 판각된 이후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른 자료로서 서지학적 의미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지정본에서 누락된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자 1512년(중종 7년) 간행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어 현재까지 알려진 삼국유사 판본에 대한 교감(같은 종류의 여러 책을 비교해 차이나는 것들을 바로잡음)과 원판 복원을 위한 자료로서 역사·학술적인 중요성이 크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보물 제2070호 장용영 본영도형 일괄-도형 기미본 채색도 [사진=문화재청/한국학중앙연구원] 2020.08.27 89hklee@newspim.com |
아울러 범어사 소장본은 서체, 규격, 행간 등에 있어 후대인 1512년 간행된 판본과 밀접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다른 지정본과 더불어 조선 초기 판본을 복원할 수 있는 자료이고 단군신화를 비롯해 향찰(신라식 음운 표기방식)로 쓴 향가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 연구에도 참고가 된다.
한편 이날 문화재청은 이 외에도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 3건,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복장전적' 등 총 8건은 보물로 신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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